日우익 연구자, 산케이에 "통일 관련 부문 삭제…'한국은 적' 노동당 방침 강조"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북한 김정은 정권이 통일 정책을 폐기한 가운데 북한 지리 교과서에서 국토의 '3면이 바다'라는 문구가 '2면이 바다'로 바뀌었다고 우익 성향 일본 연구자가 주장했다.
니시오카 쓰토무 레이타쿠대 특임교수는 우익 언론으로 평가되는 산케이신문이 4일 게재한 기고문에서 북한 지리 교과서에 실린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에 둘러싸여 있다"는 문장이 "2면이 바다에 둘러싸여 있다"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이 주장이 맞다면 북한 당국이 통일을 염두에 두고 한반도 전체를 국토로 인식해 '3면이 바다'라고 했던 것을 한반도에서 한국을 제외한 북한 영토만 국토로 파악해 관련 표현을 '2면이 바다'로 바꾼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 걸로 보인다.
다만 니시오카 교수는 초중고교 몇 학년 지리 교과서에서 이러한 문구 변화가 나타났는지 언급하지 않았다.
니시오카 교수는 아울러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에 실린 동요 '꼬마 땅크(탱크) 나간다'에서 '남쪽 땅의 친구들'이라는 가사가 삭제됐고 초등학교 2학년 국어 교과서에서도 '남쪽 땅의 새로운 전설'이라는 문구 등이 사라졌다고도 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연설에서 '통일', '화해', '동족'이라는 개념을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면서 "교육 부문에서도 통일 부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2월 28일부터 3월 1일까지 실시된 교육 관계자 대상 강습에서 "(북한 당국이) 교과서에 포함된 통일 관련 내용 사용 금지, 기존 교과서 문장·사진·그림 삭제, 새로운 교과서 편찬·배포 시까지 교사 지도하에 해당 부분 삭제 등을 명했다"고 덧붙였다.
니시오카 교수는 이와 관련해 한국은 통일 대상이 아니라 북한의 적국이라는 노동당 방침이 강조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삭제 대상이 너무나 많아 서둘러 새 교과서를 작성해 내년에 배포해야 하지만, 종이 등 물자가 부족해 모든 학생에게 새 교과서를 배포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문의 목소리가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고 적었다.
또 니시오카 교수는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웹사이트에서 지난해 이전에 작성된 기사를 열람할 수 없게 됐다면서 "과거 기사에는 통일에 관한 내용이 많이 나오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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