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총리 아들·43세 젊음 앞세워 '지지율 1위' 각축…야스쿠니 신사 단골 참배
(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사실상 차기 일본 총리를 뽑는 오는 27일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유력 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고이즈미 신지로(43) 전 환경상이 6일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고이즈미 환경상은 이날 오전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총재 선거에 입후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증조부를 시작으로 4대째 정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세습 정치가문 일원으로, 2001∼2006년 자민당을 이끈 고이즈미 준이치로(82·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차남이다.
간토가쿠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콜롬비아대에서 정치학 석사를 취득한 뒤 2007년 귀국해 아버지 비서로 일하면서 사실상 정계에 발을 내디뎠다.
이어 이듬해 정계를 은퇴한 아버지의 과거 지역구인 가나가와현11구에서 2009년 출마해 당선됐으며 현재 5선 의원이다.
각료 경험은 아베 신조 전 총리 때인 2019년부터 약 2년간 맡은 환경상이 전부다. 환경상에 오를 때 나이는 38세로 역대 남성 각료 중 최연소였다.
'비자금 스캔들'의 여파를 겪고 있는 자민당 일각에서는 그의 준수한 외모와 젊은 이미지가 당의 쇄신 이미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다만 그는 엉뚱한 표현 때문에 여러 차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환경상 때인 2019년 "기후변화 같은 커다란 문제는 즐겁고 멋지게, 섹시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해 국내외에서 지나치게 가벼운 표현이라는 논란을 샀으며, 한국에선 '펀쿨섹좌'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지난 2019년 한 주간지에 의해 기혼 여성과의 불륜 의혹이 보도된 적도 있다.
그는 불륜 의혹이 터지기 4개월 전 유명 아나운서인 다키가와 크리스텔(46)과 결혼 계획을 발표하면서 '속도 위반' 임신 소식을 함께 전했다.
그의 아내인 다키가와는 도쿄올림픽 유치전 때 손님 접대를 뜻하는 '오모테나시'를 영어와 프랑스어로 어필하는 프리젠테이션을 해 유명해진 인물로, 아버지는 프랑스인이고 어머니는 일본인이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자주 참배하는 정치인이기도 하다. 그의 아버지는 총리 재임 때도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해 외교 갈등을 낳았다.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에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을 비롯해 역시 유력 후보로 꼽히는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과 고노 다로 디지털상,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등 모두 6명이 현재까지 출마 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이는 추천인을 필요로 하는 현행 자민당 총재 입후보 제도가 1972년 도입된 이후 최다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이 9일 출마를 공식 표명할 예정이고 가토 가쓰노부 전 관방장관,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 사이토 겐 경제산업상, 노다 세이코 전 총무상 등도 입후보에 필요한 당내 의원 20명의 추천인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여론조사를 보면 고이즈미 전 환경상과 이시바 전 간사장이 차기 자민당 총재 자리를 놓고 1위 싸움을 하는 상황이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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