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앞두고 추가 제재 대비 해석…과잉 생산 우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중국이 올해 상반기 반도체 장비 조달에 247억3천만달러(약 33조원)를 지출한 데 따라 과잉 생산 우려가 제기됐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반도체 장비 구매 규모는 같은 기간 한국, 대만, 북미, 일본의 합계(236억8천만달러)보다도 많았다고 CNBC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분기만 봐도 대중 반도체 장비 판매가 122억만달러로 한국(45억2천만달러), 대만(39억달러), 일본 (16억1천만달러)보다 훨씬 많았다.
중국의 반도체 장비 구매는 미국이 2022년 10월 수출 제한 조치를 도입한 이래 급증했다.
연간으로 2022년 280억달러에서 2023년 366억달러로 뛰었고 올해도 350억달러가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CNBC는 중국이 반도체 자립을 이뤄서 서방 규제로 인해 핵심 기술에 접근이 제한되는 위험을 피하려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국립대 선임 강사인 알렉스 카프리는 미국이 대선을 앞두고 추가 수출제한을 할 위험에 대비해서 선제적 조치로 반도체 제조 장비를 비축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SEMI의 클라크 쳉 선임 이사는 "올해 하반기에도 물량 확보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에는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쳉 이사는 과도한 투자로 인해 비효율성이 발생하고 결국은 중국 외 업체들에 가격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가전제품, 자동차 등에 널리 사용되는 구형 칩 생산 경험이 많다.
CNBC는 전기차와 태양광 패널 등의 산업에서처럼 구형 칩도 곧 과잉생산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고 말했다.
카프리는 다만 첨단 칩에 관해선 중국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수출 통제로 인해 중국은 첨단 제조 기술을 구하는 길이 막혔다"며 "자체적으로 기술을 구축하려고 애쓰지만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CNBC는 대대적 규제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세계 주요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들에 주요 수익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네덜란드와 일본은 미국의 기조에 맞춰서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대중 수출을 제한했다.
하지만 네덜란드 ASML은 중국 매출 비중이 2022년 4분기 17%에서 올해 2분기 49%로 뛰었다.
도쿄일렉트론과 스크린홀딩스 등도 지난 분기에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중국에서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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