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대반격' 명분 내각 개편…"요직에 충성파 기용, 회전문 인사"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대규모 개각에 나서자 야권이 권력 강화용이라고 반발하고 있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야권 고위 인사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정부 요직에 측근과 충성파들을 점점 더 많이 앉히고 있다고 비난했다.
야당인 유럽연대당의 이반나 클림푸시-친차제 의원은 폴리티코에 "당국의 모든 행동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대통령실에 의한 체계적인 권력 집중화를 말해준다"며 "정부 각료들의 사퇴 물결은 이 나라의 심각한 통치 위기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전직 우크라이나 고위 관리는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의 사임과 관련,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실장과의 갈등 때문에 축출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관리는 쿨레바 장관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과 원활하게 소통해온 것으로 평가하면서 "그가 300% 충성스럽다고 해도 대통령실은 자기 사람인지 완전히 확신할 수 없는 사람의 손에 소통 채널을 맡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참모들은 쿨레바 장관이 지난 1년간 우크라이나와 미국의 관계를 증진하고 전장에서 우크라이나의 야망을 실현하는 데 거의 일조하지 않고 자신의 새 책을 홍보하고 있다는 불만을 드러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3일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조만간 단행될 전략 때문에 행정부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가을 대반격을 행정부의 대대적 물갈이 명분으로 내세운 것이다.
일부 관리들은 전시 정부의 강화 차원으로, 오랫동안 공석인 자리를 채우려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내각 개편은 러시아와의 전쟁 이후 최대 규모로, 장관의 절반 이상이 바뀔 것으로 관측된다.
개각을 위해 스테파니시나 유럽통합 담당 부총리와 올렉산드르 카미신 전략산업부 장관 등 각료들의 사퇴가 줄을 잇거나 해임되고 있다.
신임 외무장관 후보로는 안드리 시비하 외무차관이 결정되는 등 주요 각료 후보들이 발표됐다.
야당인 홀로스당의 야로슬라프 젤레즈야크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젤렌스키는 새로운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새로운 인물은 보이지 않는다"며 정부 내 회전문 인사라고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5년 임기가 올해 5월 끝났지만, 러시아의 침공 이후 내린 계엄령을 근거로 대선 실시 중단을 결정하고 대통령직을 계속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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