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서 마약 밀매 혐의받다 필리핀서 체포…사형 가능성에 호주는 반대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중국인이면서 필리핀인으로 속여 간첩 혐의를 받다가 도피한 뒤 인도네시아에서 체포된 전직 시장이 필리핀으로 추방됐다.
인도네시아는 추방 대가로 인도네시아에서 활동하다 필리핀에서 체포된 호주인 마약상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인도네시아 이민국은 성명을 통해 지난 3일 자카르타 인근에서 체포한 앨리스 궈(35) 필리핀 북부 루손섬 타를라크주 밤반시 전 시장을 필리핀으로 송환했다며, 그에 대한 법적 절차가 필리핀에서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아구스 위드조조 필리핀 주재 인도네시아 대사는 전날 필리핀 언론과 인터뷰에서 인도네시아가 궈 전 시장을 보내는 대가로 호주인 그레고르 요한 하스 송환을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협의가 이제 막 시작됐다"며 하스가 인도네시아로 송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크리스나 무르티 인도네시아 경찰 국제담당관도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수감자 교환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 경찰에 따르면 하스는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로 메스암페타민(필로폰) 5㎏을 밀수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호주 유명 럭비 선수 페인 하스의 아버지로, 멕시코 기반 국제 마약 밀매 조직 시날로아 카르텔 일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스는 현재 필리핀에서 체포돼 수감 중이다. 인도네시아는 하스가 체포된 이후 필리핀에 그를 인도네시아로 송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호주는 하스가 인도네시아로 송환되는 것을 반대한다. 인도네시아는 마약범에게 최대 사형을 선고할 만큼 마약 관련 범죄에 엄하다. 하스가 인도네시아로 송환되면 사형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현재 호주는 사형제를 폐지했으며 국적과 관계없이 사형을 집행할 수 있는 국가로는 범죄인 인도를 금지하고 있다.
익명의 필리핀 정부 당국자는 하스가 인도네시아로 송환될 경우 사형을 당할 수 있어 호주와의 외교 문제가 우려된다고 AP통신에 말했다.
필리핀으로 송환된 궈 전 시장은 중국계 온라인 도박장과 유착해 불법 입국 알선과 돈세탁 등 범죄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다. 특히 그는 10대에 궈화핑이라는 중국인 신분으로 필리핀에 입국한 뒤 필리핀인으로 '신분 세탁'했고, 중국을 위해 일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궈 전 시장은 자신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자 지난 7월 해외로 달아났고, 지난 3일 인도네시아에서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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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세탁에 시장직까지…필리핀·미국 '중국 스파이 의혹' 시끌/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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