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미국 정부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가 국가안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히며, 중국의 철강 과잉 공급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정부는 지난달 말 일본제철 등에 보낸 서한에서 저렴한 중국산 철강의 과잉 공급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일본 기업인 일본제철이 인수하면 US스틸이 외국산 철강 수입업자를 대상으로 관세 부과를 요구할 가능성이 작아진다고 지적했다.
CFIUS는 "무역 분쟁에 관한 US스틸의 결정이 일본제철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일본제철의 상업적 이익과 세계 철강 시장에서 경쟁적 위치가 고려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CFIUS는 일본제철의 인수로 운송, 건설, 농업 등에 필요한 철강의 국내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어 국가안보 위험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일본제철은 지난해 12월 미국 산업화의 상징으로 꼽혀 온 US스틸을 141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고, 같은 달 일본제철과 US스틸은 CFIUS 심의를 요청했다.
CFIUS는 이와 같은 외국인의 미국 기업 인수합병 등 대미 투자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심사해 안보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시정 조치를 요구하거나 대통령에게 거래 불허를 권고할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CFIUS의 서한에 처음 드러난 국가 안보 위험의 근거를 두고 전문가들이 의문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새러 바우얼 단즈만 인디애나대 교수는 국가 안보 위험의 정의를 상당히 확대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내 철강 생산 능력은 국가 이익에 부합하지만, 주요 동맹국의 기업이 US스틸을 소유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위협이 될지는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선거전 쟁점으로 부상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물론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일제히 매각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US스틸의 본사가 있는 펜실베이니아는 러스트벨트(rust belt·오대호 인근의 쇠락한 공업지대)에 속하며,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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