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35 전투기·레오파르트 전차 등 전력 현대화 박차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네덜란드가 내년도 국방비 규모를 10% 이상 증액한다고 5일(현지시간) 미 ABC 방송,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루벤 브레켈만스 국방장관은 내년도 국방 예산을 전년보다 24억 유로 늘어난 총 240억 유로(약 35조 4천500억원)로 편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액된 예산은 레오파르트2 주력전차, F-35 전투기 구매 등 군 전력 현대화에 투입된다. 특히 예산 감축 여파로 사실상 해체됐던 전차대대가 13년 만에 부활한다.브레켈만스 국방장관은 "새로운 위협에 대한 대응이 요구된다"며 "러시아의 무자비한 우크라이나 침공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대한 공격이 더 이상 상상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과 이란을 비롯해 테러, 사이버공격 등도 잠재적 위협 요소라고 지적했다.
이어 "디지털 체계와 대학, 기업, 항구, 전력망은 지속적으로 감시당하고 있으며 (사이버) 공격 건수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는 수년간의 긴축정책 여파로 국방비는 물론 전체적인 군대 규모도 크게 감축했으나 2022년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런 기조에 변화가 생겼다.
계획대로 예산이 증액되면 네덜란드 국방비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2.05% 수준으로, 나토 회원국들의 최소 목표치인 2%도 넘기게 된다.
네덜란드는 2014년 나토 회원국들이 GDP의 2% 이상을 방위비로 지출하자고 합의한 이후 한 번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올해 들어서야 2% 수준을 겨우 맞출 것으로 전망된 바 있다.
이번 발표는 마르크 뤼터 전 네덜란드 총리의 내달 차기 나토 사무총장 공식 취임을 앞두고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뤼터 전 총리로선 모국인 네덜란드가 방위비 지출 요건을 충족함으로써 취임하자마자 다른 유럽 회원국들에 목표 이행을 적극 독려할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
나토 안팎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올 하반기 재집권해 유럽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다시 문제삼으면 미국과 나토 유럽 회원국 간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파라 다클랄라 나토 대변인은 "갈수록 불확실한 안보 환경에서 네덜란드와 나토 억지력에 중요한 단계"라며 이번 결정을 환영했다.
shi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