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매체 편집정책 고려해 제재 보복 결정"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크렘린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 후보 중 카멀라 해리스를 지지한다고 했던 의미는 각자가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발언이 진담인지 농담인지 묻는 기자들에게 "그의 어조를 해석하려고 애쓰는 해외의 관심 있는 사람들에 달렸다"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그(푸틴)는 국제 문제에 대해 질문을 받으면 그에 대해 언급한다"며 사람들이 푸틴 대통령의 대답을 해석할 기회를 박탈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동방경제포럼 본회의에서 11월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면서 해리스가 전염성 있는 웃음을 가졌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미 백악관은 "푸틴은 우리 선거에 대한 발언을 중단해야 한다. 그는 어느 쪽으로든 누구도 선호해서는 안 된다"며 불쾌한 기색을 보였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당연히 미국의 일은 (푸틴) 대통령의 최우선 관심사가 될 수 없다. 우리나라와 국민, 시민에 대한 관심이 우선이기 때문"이라며 "안타깝게도 러시아와 푸틴은 미국 내 정치 투쟁에서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러시아 국영 방송 RT 직원들과 미디어 그룹 로시야 세고드냐와 그 자회사들을 미 대선에 개입을 이유로 제재한 것과 관련,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국은 러시아와 러시아 국민을 압박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은 러시아 내부 사람들과 국제 사회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정보를 우리의 시각에서 전하는 러시아 언론에도 계속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러한 정책을 강력히 규탄하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가 미국 언론사에도 보복할 것이라며 각 언론사의 '편집 정책'에 따라 보복 조치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외신들의 편집 정책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면서 "어떤 언론사는 주로 우크라이나 관련 정보를 전달하며 균형 유지 노력의 흔적을 보이지만 다른 일부는 균형 유지 노력에는 신경 쓰지 않고 편향된 방식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거짓말을 전파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며 이런 상황을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하고 언론 보도에 대한 통제를 강화한 이후 미국 언론 매체들은 대부분 러시아에서 철수하거나 규모를 축소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타스 통신에 "우리가 처한 전쟁 상태에서는 제한이 정당화되고 검열도 정당화된다"고 주장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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