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공들인 8천억 '파라과이 경전철 수주' 왜 무산됐나

입력 2024-09-08 11:48  

4년 공들인 8천억 '파라과이 경전철 수주' 왜 무산됐나
공사비 인상·PF 위기에 기존 투자자 발 빼며 타격
신규 투자자 구해 사업 재구조화 제시했지만…파라과이 '거부'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급격한 공사원가 상승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로 신규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며 정부가 공을 들여온 8천억원 규모 파라과이 경전철 사업 수주가 무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는 8일 "파라과이 정부의 선택을 존중하며, 향후 파라과이 정부가 경전철 사업 관련 협력을 제안하면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며 사업 무산 경위를 설명했다.
아순시온 경전철 사업은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서 교외 으빠까라이 45㎞ 구간을 잇는 프로젝트로, 총사업비는 6억달러(약 8천억원)다.
KIND는 2020년 8월 파라과이 철도공사와 경전철 수주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고, 이듬해 11월 파라과이에 경전철 사업 제안서를 전달하며 수주를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그러나 경전철 추진을 위해 필요한 특별법이 2022년 말 파라과이 의회에서 부결되면서 사업이 지연됐다.
경전철 수주가 성사되면 한국 최초의 철도 시스템 패키지 수출 사례가 되기에 지난해 8월 원희룡 당시 국토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경전철 사업 참여 방안을 논의하는 등 정부는 수주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결국 지난해 말 특별법이 파라과이 의회를 통과했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지역 전쟁으로 인한 공사원가 상승, PF 금리 인상 등으로 사업성이 악화한 상황이었다.
KIND는 국가철도공단·현대엔지니어링·계룡건설·LS일렉트릭·현대로템과 예비 컨소시엄을 꾸려 수주를 추진했는데, 올해 2월 현대엔지니어링 등 컨소시엄 내 기업이 발을 뺐다.



이후 신규 투자자 모집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새 투자자를 구하기 위해 KIND는 수요가 집중된 구간을 우선 개발하는 등 단계별로 사업을 진행하고, 상·하 분리를 하는 것으로 사업을 재구조화했다.
신호, 전기, 통신, 차량 등 상부 사업은 기존처럼 민관합동투자(PPP)로 진행하고, 토목, 건축 등 하부 사업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으로 진행한다는 방안이었다.
KIND는 올해 4월 예비 컨소시엄을 새로 꾸려 6월 말 파라과이 정부에 경전철 사업 재구조화 방안을 제시했으나, 파라과이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살리나르 파라과이철도공사 사장은 "애초 한국 컨소시엄이 건설은 물론 토목, 기술지원, 운영, 유지보수를 모두 맡는다고 했지만, (6월) 한국 측에서 제시한 재구조화 제안은 일부 구간만 담당하고 토목은 50%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KIND는 "상부는 PPP로 한국 측이 수행하고, 하부는 EDCF를 활용하는 혼합금융방식은 일반적인 투자개발사업 금융보다 낮은 금리의 대출을 장기간 제공하는 기법"이라며 "EDCF에서 (50%가 아닌) 하부 토목공사 전체를 지원해 파라과이 정부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제안이었다"고 설명했다.
cho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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