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전기수요 증가하는데 주민 반대에 보상금 현실화…10년 만에 처음
2014년 이후 물가상승률 반영…한전 연간 265억원 소요예산 증가 전망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정부가 송·변전 시설 주변 지역 주민에 대한 지원금 규모를 10년 만에 처음으로 18.5% 올리기로 했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산업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송·변전 설비 주변 지역의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최근 인공지능(AI) 확산과 데이터센터, 전기차, 첨단 반도체 클러스터 등으로 인해 신규 전기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요지로 실어 나를 전력망 확충이 필수적이지만, 전자파 등을 문제 삼아 송·변전 시설 건설을 꺼리는 지방자치단체와 주민 반대에 부딪혀 지연되는 사례가 빈번했다.
이에 정부가 10년 만에 송·변전 시설 주민지원금을 20% 가까이 상향 조정하기로 한 것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한국전력과 발전자회사들은 송·변전 시설 주변 지역 주민에게 건설 후 매년 지급하는 지원금 단가를 18.5% 상향 조정했다.
2014년 법령이 제정된 이후 지난해까지 소비자 물가지수(CPI) 상승률을 지원 단가에 반영한 것이다.
산업부는 시행령 개정안 이유로 "2014년 1월 송·변전설비 주변 지역의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 이후 10여년이 지났지만 지원금 단가가 고정돼 있어 지원금 현실화 요구가 증가했다"며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지원 단가를 현실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서는 구체적으로 송전선로의 경우 전압에 따라 345㎸(킬로볼트)는 현행 c-m(써킷킬로미터)당 지원금이 9천100원이었지만 1만784원으로 인상했다.
500㎸ 송전선로는 현행 2만원에서 2만3천700원으로, 765㎸는 현행 3만6천원에서 4만2천660원으로 올렸다.
변전소 인근 주민에게는 현행 MVA(메가볼트암페어)당 11만9천600원에서 14만1천726원으로 지원금을 더 주기로 했다.
연간 송·변전 시설 지원사업에 드는 한전 예산은 지난해 1천435억원에서 연간 약 265억원 늘어날 전망이다.
한전은 최근 5년간 송·변전 시설 지원사업에 2019년 1천394억원, 2020년 1천405억원, 2021년 1천422억원, 2022년 1천426억원 등을 투입해왔다.
한전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전력망 확충 과정에서 기존의 주민 보상 수준이 미진한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보상을 현실화해 보상 수준을 높이는 게 정책 방향"이라고 말했다.
wis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