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부동산침체에도 호화주택은 초고속 완판…"부자들이 낚아채"

입력 2024-09-09 15:43  

中부동산침체에도 호화주택은 초고속 완판…"부자들이 낚아채"
8월 상하이 호화아파트 분양 프로젝트 4건, 30분∼2시간만 완판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중국의 부동산 침체에도 신규 호화주택들은 시장에 나오는 족족 '초고속 완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경제 둔화 속 마땅한 투자처를 잃은 부자들의 돈이 1선 도시(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 신규 호화주택으로 몰리고 있다.
상하이 주민 린다 왕(30) 씨는 지난달 29일 상하이 중심가 쉬후이 구의 186㎡(약 56평)짜리 신규 아파트를 2천640만위안(약 49억7천만원)에 샀다. 이 집은 왕씨 가족의 3번째 주택이다.
이는 중국 부동산 침체에도 불구하고 향후 1선 도시 부동산의 희소성에 베팅한 '초부자'(ultra-rich)들이 호화주택들을 낚아채는 새로운 추세를 대변한다고 SCMP는 설명했다.
왕씨가 사들인 주택은 쉬후이 구에서 나온 신규 아파트 120채 중 하나로, 한 채당 평균 가격은 2천660만위안(약 50억원)이며 판매 개시 30분 만에 완판됐다.
왕씨는 SCMP에 "현재 투자를 위한 선택지가 많지 않다"며 "도심 주택은 바라던 바이며 그 외 감가상각 없이 내 자산을 투자할 곳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 전문가(40)도 미래 가격 상승을 바라며 해당 120채 중 하나를 샀다. 그는 상하이 중심 상업지구에서 하이테크 기업들에 둘러싸인 해당 아파트의 입지 조건이 좋다고 했다.
앞서 상하이 황푸 구에서도 지난달 25일 호화주택 33채가 총 18억위안(약 3천390억원)에 완판됐다.
또 지난달 17일에는 같은 황푸 구 내 다른 신규 아파트 110채가 2시간만에, 인근 푸퉈 구의 신규 주택 124채가 2시간 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이들 상하이 시의 신규 아파트 분양 프로젝트 4건의 ㎡당 가격은 10만3천570∼17만위안(약 1천950만∼3천200만원)으로, 총 124억위안(약 2조3천350억원) 규모다.
부자들이 호화주택을 낚아채는 이러한 추세는 상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다.
일부 부동산 중개업자들에 따르면 상반기 ㎡당 15만위안(약 2천800만원) 이상인 상하이의 호화주택은 대체로 거의 2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고 SCMP는 전했다.
부동산 조사회사 CRIC에 따르면 상반기 상하이 호화주택 1천544채가 한 채당 3천만위안(약 56억5천만원) 이상에 팔려나갔는데, 10년 만에 최대다. 아울러 ㎡당 10만위안(약 1천880만원) 이상인 상하이의 프리미엄 주택 프로젝트 23건 중 20건이 분양 개시일에 물량의 70% 이상을 팔아치웠다.
이러한 고급주택의 판매 호조는 올해 들어 1선 도시들이 여러 차례 부동산 규제를 완화한 데 따른 것이기도 하다.
일례로 지난 5월 상하이시는 현지 후커우(戶口·호적)가 없는 주민이 주택을 살 경우 기존에는 5년간 시에 납세한 후 구매 자격을 줬지만 3년간 납세로 기준을 완화했다.
후커우는 엄격한 사회·경제 통제 차원에서 인구 이동을 억제하기 위해 수십년간 유지한 중국 특색의 호적 제도다.
SCMP는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러한 규제 완화가 프리미엄 주택 구매자의 약 70%를 차지하는 비(非)거주민의 관심을 증가시켰다"고 전했다.
이어 "여기에다 쉬후이 구의 3만6천680㎡ 주거용 부지가 지난달 경매에서 기록적인 48억위안(약 9천40억원)에 낙찰된 것은 초부자들을 겨냥해 프리미엄 주택을 지으려는 부동산 개발업자들의 열의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CRIC에 따르면 지난 7월 상하이의 신규 주택 가격은 규제 완화 전인 3년 전보다 12.3% 올랐다. 이는 중국 70개 주요 도시의 신규 주택 가격이 7.7% 떨어진 것과 대조된다.
다만 일부 관측통들은 하반기와 내년에 총 97만㎡ 규모 호화 주택들이 시장에 나올 예정이라 현재의 호화주택 낚아채기 붐이 지속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한다고 SCMP는 전했다.
ANZ리서치의 레이먼드 융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SCMP에 "일부 고임금 중국인들은 임금 삭감이나 해고를 경험하고 있어 초부유층이 호화주택 구매에 열의를 보일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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