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의 최강 태풍에 베트남 59명 사망·실종…철교 붕괴(종합)

입력 2024-09-09 20:59   수정 2024-09-10 16:57

30년만의 최강 태풍에 베트남 59명 사망·실종…철교 붕괴(종합)
차량 12대 강물에 추락 13명 실종…20명 탄 버스 급류에 휘말려 수색 중
LG전자 공장 등 산업계도 피해…추가로 북부 지역 400㎜ 안팎 호우 예보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슈퍼태풍 '야기'가 강타한 베트남에서 다리가 무너지고 버스가 급류에 휘말리면서 사망·실종자가 최소 59명으로 불어났다.
한국 기업 공장을 비롯한 현지 산업계 피해도 커지는 가운데 추가 폭우가 예상돼 곳곳에서 산사태 위험 경보가 켜졌다.
9일(현지시간) AP·AFP 통신과 베트남뉴스통신(VNA),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야기가 지난 7일 베트남 북부에 상륙한 이후 이날까지 59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응우옌 호앙 히엡 농업농촌개발부 차관이 밝혔다.
이날 북부 푸토성에서는 베트남 북부 최대 강인 홍강을 지나는 퐁차우 철교가 무너져서 트럭 등 자동차 10대와 오토바이 2대가 강으로 추락했다.
구조 당국은 현장에서 3명을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나머지 차량 승객 등 13명은 실종 상태다.
375m 길이의 이 다리는 절반 이상이 무너졌으며 홍수로 일부 교각이 떠내려간 것으로 보인다.
현장을 지나던 한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는 다리가 무너지면서 앞서 달리던 트럭이 강물로 떨어지고 바로 그 뒤를 가던 오토바이가 간신히 추락을 모면하는 장면이 담겼다.
시민 팜 쯔엉 선(50)은 오토바이를 몰고 이 다리를 지나가다가 요란한 소음을 들었고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깨닫기도 전에 강물에 떨어졌다고 VN익스프레스에 말했다.
선은 "강바닥까지 빠져들어 가는 느낌이었다"라면서 간신히 헤엄쳐서 물에 떠 있는 바나나 나무에 매달린 끝에 구조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북부 까오방성에서도 승객 등 20명을 태운 버스가 산사태로 생긴 급류에 휘말렸다.
당국은 구조대를 급파했지만 산사태로 사고 현장 접근이 지체되고 있다.
전날에는 북부 라오까이성 유명 관광지인 사빠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6명이 숨졌으며 북부 호아빈성 산간 지역에서도 산사태에 주택이 매몰돼 일가족 4명이 사망했다.
또 꽝닌성에서 5명, 하노이시에서 4명이 숨지는 등 여러 사망자가 산사태나 강풍으로 쓰러진 나무에 깔려 변을 당했다. 이 밖에 최소 299명이 부상했다.
농업농촌개발부에 따르면 수도 하노이에서만 나무 2만4천807그루가 쓰러진 것을 비롯해 하이즈엉성 4만여그루, 박닌성 3만1천860그루 등 지금까지 나무 12만1천700그루 가까이가 쓰러진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계의 피해도 상당해 베트남 북부 제2의 도시이자 최대 수출항인 하이퐁에서는 태풍 피해로 사업체 수십 곳이 이날 조업을 재개하지 못했다고 관영 일간 라오동이 전했다.
이곳에서는 LG전자 공장이 강풍으로 일부 무너진 것을 비롯해 몇몇 공장의 천장이 날아가고 공장 설비, 완제품이 물에 젖는 피해를 입었다.
하이퐁과 이와 인접한 꽝닌성에서 전봇대들이 강풍에 쓰러져 전력 공급이 차질을 겪고 있는 점도 조업 재개를 어렵게 하고 있다.
현지 당국은 태풍에 따른 이 지역 산업계의 피해 규모를 추산 중이며 초기 집계 결과 100곳 가까운 기업이 태풍 피해를 입었다.
이에 전날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는 하이퐁을 방문, 462만 달러(약 62억원) 규모의 시 복구 지원 예산을 승인했다.

관영 베트남전력공사(EVN)에 따르면 지난 7∼8일 가구 등 약 570만 고객이 정전 피해를 겪었고 이날도 북부 베트남 주민 약 150만 명이 전력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택 9천851채가 산사태나 강풍으로 부서지거나 침수되는 등 피해를 봤고 꽝닌성에서는 어선 25척이 침몰했다.
이 밖에 하이퐁과 꽝닌성 여러 지역을 비롯해 하노이·타이빈성·하이즈엉성 등 곳곳에서 인터넷·모바일 통신이 끊기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히엡 차관은 "(태풍)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면서 "각 지역 당국은 지역 주민들과 그들 자산의 안전을 떠받치고 보장하기 위해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기가 베트남 북부 주요 지역에 최고 시속 166㎞의 강풍과 300㎜ 이상의 폭우를 몰고 오면서 인명 피해가 컸다.
특히 북부 호아빈성·선라성에서는 무려 강수량이 430∼440㎜에 이르는 호우가 쏟아졌다.
베트남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 30년간 베트남에 상륙한 태풍 중 야기가 가장 강력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기상 당국은 향후 24시간 동안 북부 랑선성, 까오방성, 옌바이성, 타이응우옌성 등지에서 208∼433㎜의 폭우가 더 쏟아져 홍수가 발생할 위험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특히 북부 25개 성 중 꽝닌성 등 17개 성 130개 지역에서 폭우로 흠뻑 젖은 흙이 산사태를 일으킬 위험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jh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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