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 양대 정당의 간판 정치인 5명이 지난 7월 총선을 전후로 두 달간 소셜미디어(SNS)에서 차별적이거나 욕설이 담긴 메시지를 다량 받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셰필드대 연구진이 5월 1일∼7월 30일 집권 노동당과 제1야당 보수당 소속 주요 정치인 관련 엑스(X·옛 트위터) 게시물을 분석했다.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총리, 사디크 칸 런던시장, 다이앤 애벗 하원의원과 보수당의 리시 수낵 전 총리, 수엘라 브레이버먼 전 내무장관 등 5명이 받은 이같은 메시지는 총 8만5천건으로 집계됐다.
이들 다섯 명에게 보내는 메시지 8천여 건에 '거짓말쟁이(liar)라는 단어가 포함됐고 3천여 건에 성적 비하적 표현(c***), 2천여 건에는 '범죄자'(criminal)라는 말이 있었다.
유색인종인 수낵 전 총리와 칸 시장, 애벗 의원, 브레이버먼 전 장관 모두 '당신 나라로 돌아가라'와 같은 인종차별 메시지를 받았다.
이들 5명 가운데 차별·모욕적 메시지를 가장 많이 받은 이는 칸 시장과 수낵 전 총리였으며 소속 정당별 차이는 크지 않았다.
여성인 애벗 의원은 성·인종차별적이거나 외모나 지적 능력과 관련한 인신공격성 메시지를 많이 받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그는 "엑스 등 플랫폼에서 가명으로 글을 게시할 수 있는데 사용자 실명과 주소를 유지하도록 해 쉽게 조사가 가능해진다면 온라인 괴롭힘을 막는 하나의 방법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주요 정치인에 대한 이같은 메시지 중에서 민주주의를 주제로 한 메시지가 6천여 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대외정책, 조세정책, 국경·이민 정책 순이었다.
셰필드대 연구진은 "사람들이 가자지구 전쟁과 같은 세계적인 사건에 대한 분노를 정치인에게 쏟아붓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관용적 나라로 알려진 영국에서 정치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언급의 규모나 강도는 놀라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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