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무르자, 지난달 미·러 수감자 교환으로 석방
"푸틴 권력 유지 시 또 다른 재앙 이야기하게 될 것"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러시아의 대표적인 반체제 인사 중 한 명인 블라디미르 카라-무르자는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체면을 세우게 해서는 안 된다고 서방에 촉구했다.
현재 파리를 방문 중인 카라-무르자는 이날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며 "평화를 위한 유일한 해결책은 그의 25년 통치를 끝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 정치인 보리스 넴초프의 측근이자 언론인인 카라-무르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했다가 지난해 4월 25년 형을 선고받고 모스크바에서 4천300여㎞ 떨어진 시베리아 교도소로 보내졌다.
그는 지난달 1일 미국과 러시아가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의 수감자 맞교환을 할 때 풀려난 뒤 독일, 핀란드 등을 돌며 푸틴 정권을 비판하고 있다.
러시아 반체제 인사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어머니가 1990년대 영국인과 재혼하면서 영국으로 이주한 뒤 케임브리지대를 졸업하고 영국 시민권을 받았다.
카라-무르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서방 사회의 "피로감"을 인정하면서도 "푸틴 정권은 반드시 패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그가 체면을 살리는 출구를 찾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푸틴 정권이 이 전쟁의 결과를 승리로 포장하고 권력을 유지한다면, 1년 또는 1년 반 후 우리는 또 다른 전쟁, 분쟁, 재앙을 이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라-무르자는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게 된다면 "영광일 것"이라며 러시아의 민주화 운동과 우크라이나 간 다리를 놓는 데 찬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푸틴 정권이 불러온 이 끔찍한 비극을 극복하고 함께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이 과정은 쉽지도, 빠르지도 않겠지만 우린 그것이 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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