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은행 "전세자금·주택추가구입·신용대출 심사 강화"
실수요자 전담 심사팀…면밀한 심사 통해 피해 최소화
(서울=연합뉴스) 이율 기자 = 가계대출을 취급하는 18개 국내 은행장 대부분은 공통적으로 2주택자 이상 다주택자 등 투기수요로 보이는 대출에 대해서는 여신심사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은행장들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주재한 은행장 간담회에서 자체 수립한 경영계획 내에서 가계대출이 관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금감원은 전했다.
이미 가계대출 관리가 경영계획을 초과해 관리가 시급한 일부 은행은 다른 은행들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며, 갭투자에 활용될 수 있는 전세자금 대출과 유주택자의 실거주 목적이 아닌 주택 추가구입을 위한 대출, 신용대출에 대해서도 심사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집계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은 모두 지난 1∼8월 가계대출 증가액이 은행이 자체적으로 수립한 연간 경영계획을 초과하는 수준이었다.
경영계획을 초과한 은행들도 실수요자 전담 심사팀을 운영해, 충분한 상담과 면밀한 심사를 통해 선의의 피해를 최소화하기로 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지방은행들은 시중은행의 관리에 따른 풍선효과 여부를 모니터링 하면서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수도권과 달리 지방 부동산경기는 부진한 상황임을 감안, 지역 내 실수요자 위주로 자금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지방은행장들은 언급했다.
인터넷전문은행장들은 연초부터 증가 속도를 완만하게 조절하고 있고, 중·저신용자 포용금융지원도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은행장들은 실수요와 투기수요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만큼 심사기준은 은행별로 다를 수밖에 없지만, 여신심사 강화와 관련해 대출수요자의 선의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주택 갈아타기 차주의 경우 기존 주택 매도 계약서 확인을 통해 예외를 인정하는 등의 실수요 구분 관련 심사사례를 발굴·공유해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은행장들은 신규 분양주택 전세자금 대출도 여전히 상당수 은행에서 취급이 가능한 만큼, 대출절벽 등 대출수요자 불편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들은 창구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직원 교육과 대고객 사전 안내를 강화하고, 매월 대출 신청물량, 상환 예측물량 등을 추정하여 연말까지 안정적으로 신규 자금을 공급해 나갈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권의 자발적?자율적인 노력이 조기에 안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면서 "특정 차주군에 대해 모든 은행이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보다는 은행별 상황에 맞게 자율적으로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가계대출 관리는 개별은행의 단기적인 관리 차원이 아니라 거시경제, 장기적 시계에서 은행권이 자율적 노력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는 이재근 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등 7개 시중은행장과 방성빈 부산은행장 등 5개 지방은행장, 이석용 농협은행장 등 3개 특수은행장, 윤호영 카카오뱅크 은행장 등 3개 인터넷전문은행장이 참석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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