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자들 "일방적 희생 안 돼…대출기준 완화·금리인하·산은 보증 요구
"M&A가 최선…내년 상반기 안에 투자자 나타나 매각 기대"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차민지 기자 = 법원이 10일 티몬과 위메프(티메프)의 회생 개시 결정을 내리자 정산금을 받지 못한 채권자들은 안도하면서 조기 인수·합병(M&A)을 위해 투자자 유치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채권자들은 그러나 M&A가 이뤄지기 전까지 버틸 수 있도록 대출 기준 완화와 금리 인하 등의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검은우산 비상대책위원회(구 티메프 피해 판매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서울회생법원이 티몬과 위메프에 대한 회생 개시 결정을 내린 직후 입장문을 통해 "재판부 결정을 존중하고 동의한다"며 "작게나마 희망을 갖고 회생 절차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회생법원은 두 회사의 회생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하고 제3자 법정관리인으로 동양그룹 회생사건의 제3자 관리인을 지낸 조인철 전 SC제일은행 상무를 선임했다.
비대위는 법원이 티메프의 파산이 아닌 회생 개시 결정을 내린 데 대해 "많은 채권사가 엮여 있고, 높은 채권 금액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조사위원의 객관적 조사와 투자에 관심을 보이던 투자처가 보다 구체화해 좋은 결과가 나오기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여행업계에서도 파산이 아닌 회생 개시 결정이 내려져 다행이라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한 피해 여행사 관계자는 "관리인이 합리적인 회생 계획안을 조속히 마련해주기를 바란다"며 "현재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채권자들에게만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M&A가 최선이지만, 현 상황에서 매수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법조계와 유통업계는 회생절차가 돌발 상황 없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이르면 내년 상반기 안에 투자자가 나타나 M&A가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정권 비대위 대표는 또 "정부가 그동안 채권·채무 관계가 불확실해 투자 지원을 검토하기 어렵다고 했으나 이제 나서야 할 때"라며 "투자처가 나타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산업은행이 나서 추가 보증을 서는 방식 등의 방안을 고민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M&A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 해도 그때까지 판매업체들이 버텨야 하는데 당장 대출에도 어려움을 겪는 곳들이 많다"며 "대출 기준을 신용도가 아닌 피해 금액으로 해주고 기존 금리와 차이가 없는 대출 금리도 낮춰주거나 부가세를 유예해주는 등 체감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자산을 팔아 버티고 있다는 한 여행사 관계자는 "기술보증기금은 이미 담보 대출을 받아 추가 지원을 못 해준다고 해 실질적인 정부 도움을 거의 못 받고 있다"며 "법정관리 기간에 하루하루를 버티는 기업들에 대한 지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ae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