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보] 해리스·트럼프, 첫 대선 토론서 경제·이민·낙태 정책 공방

입력 2024-09-11 11:26   수정 2024-09-11 18:39

[2보] 해리스·트럼프, 첫 대선 토론서 경제·이민·낙태 정책 공방
해리스 "트럼프 관세는 전국민 부가세"…트럼프 "해리스가 경제 파괴"
"내가 만난 세계 정상들이 트럼프 비웃어" vs "中北러, 트럼프 두려워했다"
"트럼프, 선거방해·기밀유출 등으로 기소" vs "바이든 정부가 법무부 무기화"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 판세를 좌우할 분수령으로 평가되는 첫 TV토론에서 맞붙었다.
두 후보는 1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토론에서 지난 6월 말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토론 때와는 달리 악수를 나눈 뒤 모두발언 없이 곧바로 토론에 들어갔다.
두 후보가 사회자로부터 받은 첫 질문은 미국 유권자의 최대 관심사인 경제와 물가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인의 경제 상황이 4년 전보다 나아졌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공황 이후 최악의 실업률", "세기의 최악 공중 보건 전염병", "남북전쟁 이후 우리 민주주의에 대한 최악의 공격"을 넘겨줬다고 공격했다.
그는 "난 중산층 자녀로 자랐고 이 무대에서 미국의 중산층과 노동자를 실제로 도울 계획이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은 "가장 부유한 사람들을 위한 감세"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공약을 전 미국인에 대한 "트럼프 부가세"라고 비판했는데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세 때문에 미국인의 물가가 오르지 않는다며 "물가가 더 높아지는 것은 중국과 수년간 우리에게서 훔쳐 간 모든 나라들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바이든 행정부에서 물가가 치솟았지만 "나는 (재임 기간) 인플레이션이 없었다"면서 "그들은 경제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는 낙태권, 이민, 에너지 정책 등을 두고도 충돌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2020년 대선 때 밝힌 입장과 달리 셰일가스를 시추하는 기술의 일종인 수압 파쇄법(프래킹)을 금지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의 에너지 산업이 프래킹에 의존하는 것을 염두에 둔 듯 "그녀가 선거에 이기면 펜실베이니아의 프래킹은 (취임) 첫날에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가 다시 선출되면 전국적인 낙태 금지법에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고,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것은 완전 거짓말"이라면서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폐기 판결은 각 주가 낙태 금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해리스 부통령은 정치 평론가들의 예상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평정심을 잃게 하려고 할 의도로 그의 신경을 건드릴만한 공격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것을 두고 사실관계를 파악할 능력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난 미국 부통령으로서 세계를 돌았는데 세계 정상들은 도널드 트럼프를 비웃고 있다. 난 군사 지도자들과 대화했고, 그들 일부는 당신과 일했는데 당신이 수치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자신에게 '중국, 북한, 러시아가 트럼프를 두려워했다'고 말했다고 반박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참모총장, 국가안보보좌관, 국방장관을 지낸 인사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에 반대하고 있다면서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의 선택은 분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들이 나쁜 일을 하거나 직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서 "난 그런 사람 대부분을 해고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바이든 행정부)은 결코 누구도 해고하지 않는다"면서 "물가를 봐라. 그런데도 그들은 경제학자(경제정책 담당자)를 한 명도 해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방해, 국방 기밀 유출, 경제 범죄, 성폭력으로 기소됐다면서 "법치주의와 사법 집행에 대한 존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모든 수사는 바이든 행정부가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법무부를 "무기화"했다고 주장했다.
또 "내가 머리에 총알을 맞은 이유는 아마 그들이 나에 대해 말한 내용 때문일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자신을 '민주주의 위협'으로 규정한 탓에 암살 시도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번 토론은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토론에서 참패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체해 민주당 후보가 된 이후 첫 대결이다.
선거일을 56일 앞두고 진행되는 이번 토론은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과 중도층 표심에 영향을 미쳐 초박빙 판세를 뒤흔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blueke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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