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분할' 해리스 눈썹·손짓 활용…트럼프는 대체로 '심각' 유지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미 대선을 앞두고 10일(현지시간) 생중계된 첫 TV 토론에서 '마이크 음소거' 규칙이 적용되면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마이크가 꺼진 사이 상대방 발언 도중 찌푸리는 표정을 지어보이는 것으로 틈새 공격을 시도했다.
이날 로이터통신과 NBC 방송 등은 두 후보가 보디 랭귀지(신체 언어), 어조, 표정 등으로도 '소리 없는 싸움'을 벌였다고 분석했다.
두 후보는 상대방이 발언하는 동안 코웃음을 치거나 고개를 흔드는 등 비언어적 몸짓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토론 시작 전 악수를 먼저 청한 해리스 부통령은 토론 사이사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반박하려는 듯 눈썹을 치켜올리거나 헛웃음을 날리는 등 다양한 표정을 연출했다.
이같은 '표정 공격'은 TV 화면을 절반으로 나눠 두 후보를 동시에 보여주는 상황에서 특히 효과적이었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발언할 때 해리스 부통령은 꺼진 마이크 앞에서 고개를 갸우뚱하거나 가로저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똑바로 보며 웃음을 짓기도 했다.
또 과장된 몸짓으로 턱에 손을 대기도 했고,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바라보며 그의 발언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격앙돼 발언할 때 보인 해리스 부통령의 이 같은 표정과 몸짓은 분할 화면에 고스란히 잡혔고, 소셜미디어에서 즉각적으로 밈이 됐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토론에서 대체로 심각한 표정을 유지하면서 가끔 입술을 다물고 웃음을 짓거나 고개를 흔들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을 겨냥한 발언을 할 때도 해리스 부통령을 쳐다보지 않고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손가락으로만 상대를 가리켰다.
행동과학자인 애비 마로노는 로이터에 "두 사람의 접근 방식은 매우 달랐다"고 전했다.
마로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에게 말을 걸지 않았고 말할 때 해리스 부통령을 향하지도 않았다"라며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약간 적대적이었고 매우 감정적으로 대응했다"라고 분석했다.
NBC 방송은 해리스의 이번 토론이 지난 6월 토론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보여줬던 것과는 다르다고 평가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카메라 밖을 반복적으로 쳐다보면서 멍해진 것처럼 보였고 문장을 끝내기도 어려워한 모습을 감추지 못하면서 결국 대선 후보에서 낙마했는데, 해리스 부통령은 이를 토대로 항상 카메라를 보는 것과 보디랭귀지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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