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일본 제조업체의 품질인증이나 성능을 둘러싼 부정행위가 잇따라 적발되는 가운데 전국의 화물열차 운행을 맡은 일본화물철도(JR화물)가 열차 정비과정 중 작업 데이터를 조작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11일 NHK와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JR화물은 이날 열차 차량 정비 과정의 데이터 조작이 추가로 확인돼 전 화물열차의 운행을 일시 취소하고 점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JR화물은 점검을 마친 차량부터 운행을 재개할 방침이다.
앞서 JR화물은 전날 차량 정비 시 차축과 바퀴를 부착하면서 10년 전부터 작업 데이터가 조작된 사실을 확인하고 564량의 의심 차량을 발견했다고 발표했으나 이날 추가로 300량의 의심 사례가 발견되자 전 차량을 확인하기로 했다.
국토교통성도 현장 입회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화물열차를 장거리 운송수단으로 이용하는 택배업체 등 물류 기업에도 일부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JR화물은 1980년대 일본의 철도가 민영화될 때 전국의 화물열차 부문을 떼어내 만들어진 회사다.
일본은 화물 운송의 대부분을 트럭이 차지한다. 일본의 물류분야 연구소인 NX종합연구소가 분석한 열차의 분담률(톤킬로 수송량 기준)은 2021년 현재 약 5% 수준이다.
일본 제조업계에선 지난해부터 품질인증이나 성능을 둘러싼 부정행위가 잇따라 적발됐다.
일본 대표 제조업체 도요타자동차 그룹은 도요타자동차와 함께 도요타자동직기(도요타 인더스트리즈), 다이하쓰, 히노자동차 등 그룹사가 품질인증 과정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 도요다 아키오 회장이 올해 두차례나 직접 사과했다.
파나소닉 홀딩스 자회사인 파나소닉 인더스트리는 가전제품과 반도체에 사용되는 화학 재료 52종의 인증을 취득하면서 데이터를 임의로 변경하고 재료 배합 변경 시에 필요한 인증 등록을 소홀히 한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해는 미쓰비시전기가 원전이나 철도회사 등에서 사용되는 자사 변압기에 40년간 부정이 있었다고 시인했고, 일본제강도 발전소 터빈과 발전기의 축으로 사용되는 로터 샤프트 등 두 가지 제품에서 부정이 행해진 사실이 발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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