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많은' 합병가액 산정 개선…제4인뱅 11월까지 심사기준 마련

입력 2024-09-12 16:01   수정 2024-09-12 16:23

'말많은' 합병가액 산정 개선…제4인뱅 11월까지 심사기준 마련
김병환 첫 간담회…공매도 내년 3월 전체 재개도 재확인
"대기업들, 밸류업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 당부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오지은 기자 = 두산로보틱스[454910]와 두산밥캣[241560]의 합병안을 두고 주주가치 훼손 논란이 커진 가운데 금융당국이 합병가액 산정 방식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제4인터넷전문은행 설립과 관련해서는 오는 11월까지 심사기준을 마련하는 등 인가전이 조만간 본격화될 전망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후 첫 간담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의 향후 추진 과제를 설명했다.
그는 우선 "기업 간 합병과정의 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합병가액 산정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가 계속되고 있다"며 "국제 기준과 시장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두산그룹은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을 추진했으나 두산밥캣 주주들의 반발과 금융감독원의 압박 등으로 결국 합병안을 철회한 바 있다.
두산 측은 양사의 시가(주가) 수준을 토대로 합병 비율을 정하는 현행법을 따랐다는 입장이었지만, 적자기업이지만 주가가 높은 두산로보틱스와 그룹 내 '캐시카우' 역할을 했지만 주가는 저평가된 두산밥캣이 시가에 따라 합병비율을 결정한 것은 불합리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 위원장은 "주주 가치 존중 문화가 확산하고 합병가액이 일률적인 산식에서 벗어나 기업의 실질가치를 반영할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합병가액을 법령이나 규정을 통해 정하고 있는 나라도 제가 알기론 없다"며 "글로벌 스탠더드로 봐도 (일률적인 산식은) 근거가 약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비계열사 간에는 기준 가격을 소위 공정 가격으로 하면서 외부 평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가 이미 발표가 됐다"며 "계열사 간 합병의 경우에도 같은 방식으로 적용하는 부분까지 포함하는 방안들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관심이 큰 제4인터넷은행 신규 인가 절차도 조만간 본격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현재 은행권에 대해 경쟁도 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평가 결과를 고려해 늦어도 11월까지 심사 기준을 마련하고, 예비인가 신청 접수 등 관련 절차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은행에는 경쟁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다만 어떤 분야에 특화된, 또는 어떤 분야에 조금 더 의미가 있는 인터넷은행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것은 조금 더 분석하고 의견을 들어본 뒤 공개하겠다"고 부연했다.
가상자산 정책에 대해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할 수 있는 '가상자산위원회'가 이달 중 출범한다는 내용도 주요 추진 과제에 포함됐다.
가상자산위원회에서는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법인 실명계좌 발급 등 가상자산 시장 현안들이 다뤄질 예정이다.

자본시장 선진화와 관련해서는 대기업들에 적극적인 '밸류업' 참여를 독려했다.
그는 "최근 일본에 방문해서 밸류업 우수 기업 세 곳을 만났는데, 공통적인 느낌은 기업들이 주주에 대한 부분을 중시한다는 것"이라며 "우리 대기업들에도 밸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3월 공매도 전면 재개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공매도는 내년 3월 말 전체를 재개하는 걸 목표로 법도 바꾸고 시스템도 갖춰나가고 있다"며 "우리가 원하는 수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j99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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