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데어라이엔, 차기 집행위원단 후보 명단 제출 연기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차기 5년간 유럽연합(EU)을 이끌 행정부 격인 집행부 출범이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12일(현지시간) EU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당초 전날 유럽의회 지도부 회의에서 차기 집행위원단 후보 명단을 제출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17일로 연기했다.
회원국인 슬로베니아가 자국 의회에서 집행위원 후보 승인을 받지 못해 전체 명단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게 연기 사유다.
EU 조약에 따르면 집행위원장은 집행위원단 후보 명단이 완성돼야 유럽의회에 제출할 수 있다. 이후 후보별 인사청문회, 승인 투표 등 본격적인 후속 일정이 결정된다.
집행위는 13일 슬로베니아 의회에서 후보 승인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지만 추가 지연 가능성이 있다고 폴리티코, 유로뉴스 등은 보도했다.
집행위원 후보 결정 문제가 슬로베니아 정치권 다툼으로 번졌기 때문이다.
슬로베니아 정부는 당초 남성 후보를 지명했으나 막판에 여성 후보로 교체했다.
그러자 제1야당인 민주당의 야네스 얀샤 대표는 로버트 골롭 총리가 '여성으로 후보를 교체하라'는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압박을 받아 기존 후보에게 사퇴를 강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정부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보낸 서한 전문을 공개하고 후보 교체 사유를 투명하게 밝히지 않으면 후보 교체 확정을 위한 의회 승인 일정을 잡지 않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자신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되는 11월에 맞춰 차기 집행부도 출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후보 인선 과정에서부터 절차가 지연된 데다 통상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도 일부 후보가 자질 문제로 교체되는 경우가 있어 쉽지 않을 전망이다.
2019년 출범한 '폰데어라이엔 1기' 집행부도 한 달 늦은 12월 출범했다.
국무위원단에 해당하는 집행위원단은 행정부 수반인 집행위원장을 포함해 27개 회원국 출신 인사 1명씩으로 구성된다.
각국은 자국 절차에 따라 집행위원 후보를 지명하며, 세부 보직 배분은 집행위원장의 몫이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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