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 수도 로마의 대중교통 요금을 로마 시민은 그대로 유지하고 관광객에게만 인상하자는 제안이 나왔다고 일간지 일메사제로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로마가 속한 라치오주 당국과 3대 노동조합(CGIL, CISL, UIL) 대표자들이 로마의 대중교통 요금 인상안을 논의한 자리에서 이러한 방안이 제시됐다.
3대 노조는 이 방안이 로마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2025∼2027년 3년간 로마교통공사(ATAC)와 서비스 계약을 갱신하는 데 필요한 2천200만유로(약 325억원)를 조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마에서는 1.50유로(약 2천216원)인 일회용 티켓을 구입하면 개찰한 시간을 기준으로 100분 동안 지하철은 1회, 버스와 트램은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2012년 75분당 1유로(약 1천477원)에서 100분당 1.50유로로 인상한 뒤 그동안 동결해왔다.
지난 4월 일메사제로가 최초 보도한 로마 대중교통 요금 인상안 초안은 100분짜리 일회용 티켓을 1.50유로에서 2유로(약 2천955원)로 인상하는 것이었다.
그 외 월간권은 35유로(약 5만1천754원)로 현행 유지하고 연간권은 240유로(약 35만4천890원)로 10유로 인하하는 방안이 초안에 담겼다.
이에 반해 3대 노조의 제안은 거주증을 소지한 로마 시민에게는 일회용 티켓을 종전대로 1.50유로에 판매하되 관광객에는 2.50유로(약 3천696원)로 인상해 차등화하자는 것이다.
CGIL의 로마·라치오 지부 대표인 나탈레 디 콜라는 "1년째 진행되는 공사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는 로마와 라치오 시민들을 위해 요금 인상에 반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초안대로 결정되든, 아니면 노조의 의견이 반영되든 로마 대중교통 요금 인상의 부담은 관광객에게 전가될 전망이다. 로마 시민들은 대부분 월간권과 연간권을 이용하고 일회용 티켓은 외국인 관광객이 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로베르토 구알티에리 로마 시장은 이날 로마 지역지 로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대중교통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거듭 밝힌 뒤 다른 대도시들은 로마보다 더 비싸다고 주장했다.
로마 대중교통 요금 인상은 전 세계에서 3천200만명의 관광객과 순례객이 로마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가톨릭 희년에 맞춰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로마시는 가톨릭 희년을 앞두고 주요 대중교통 인프라 개선 공사에 나서 로마 시민들은 지하철 폐쇄와 교통 체증 등으로 큰 불편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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