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중전회 직후 "경제 목표 확고부동하게 실현" 언급과 '온도차' 시각도
5% 성장 외부 비관론 속 발언 주목…전문가들 "톤다운" "결과 아닌 노력 강조"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방 시찰을 통해 5% 안팎으로 설정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에 매진할 것을 촉구했다.
13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홍콩 성도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간쑤(甘肅)성 란저우(蘭州)시에서 개최한 '황허(黃河) 유역 생태 보호와 고품질 발전을 위한 좌담회'에서 모든 지방 정부와 각 부처에 이런 주문을 내놨다.
시 주석은 구체적으로 "모든 지역과 부처가 공산당 중앙위원회(당 중앙)의 경제사업과 각종 주요 조치를 성실히 관철해 나가야 한다"면서 "3분기 후반부와 4분기의 경제 사업을 잘 수행함으로써 올해 경제사업 발전 목표 임무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상반기 전체로 보면 전년 동기와 비교해 '5% 안팎'이라는 정부 목표치에 부합하는 5%로 집계됐다.
그러나 1분기 5.3%에 비해 2분기에는 4.7%로 크게 떨어지는 등 갈수록 성장률이 둔화해 연간 목표치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월가 투자은행(IB)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기관들도 최근 들어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5% 미만으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UBS, JP모건, 노무라홀딩스 등 기관별로 차이는 있지만 이들이 집계한 성장률 목표치는 4.5%에서 4.9% 사이에 머물고 있다.
시 주석 발언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하반기 경제운용을 치밀하게 함으로써 목표 달성에 차질이 없도록 하라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7월 말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에서 열린 당외 인사 좌담회에서 "현재 중국 경제 발전이 일부 어려움과 문제에 직면해있다"며 중국 경제가 난관에 봉착했음을 이례적으로 시인한 바 있다.
블룸버그 통신도 분석가들이 중국의 성장 동력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가운데, 시 주석이 "모든 정부 관리들에게 연간 성장 목표를 달성할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다만 그의 발언을 놓고 다른 해석도 나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 발언을 전하면서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 목표 달성에 관한 포커스를 미묘하게 낮췄다"고 분석했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지난 7월 말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가 끝난 뒤 발표한 공보에서 "올 한해 경제사회 발전 목표를 확고부동하게 실현해야 함을 강조했다"고 밝힌 것과 비교해 보면 발언의 톤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딩솽 중국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과거에는 확고한 목표라고 했지만, 지금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라고 한 것은 결과가 아닌 노력을 강조한 것"이라며 명백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딩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성장률은 5%에 약간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시진핑)의 발언은 5% 이하 결과에 시장을 대비시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정치국 상무위원인 차이치 당 중앙판공청 주임과 딩쉐샹 부총리를 비롯해 거시경제 주무기관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정산제 주임, 간쑤(甘肅), 허난(河南) ·산시(陝西)성 당서기 등 중앙 및 지방의 주요 고위 간부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편, 시 주석은 좌담회에서 황허 문명이 탄생한 황허 유역은 중화민족의 중요한 발상지라면서 "황허 문화를 보호하고 발전시켜 나감으로써 역사적·민족적 뿌리를 계승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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