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정유업계 AI 활용에 '기름값 인하' 기대감↑…GS칼텍스 "1천억원 절감 목표"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전통산업인 석유·정유업계가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해 생산량은 늘리고 생산비용은 줄이는 효과를 보고 있다.
AI 기술로 더 많은 석유를 생산, 공급할 수 있게 되면서 향후 기름값에 하방 압력이 가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사 아람코는 AI, 로봇공학, 드론, 전기차 등 최첨단 분야를 연구하는 4차 산업혁명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아람코는 AI 기술로 탄성파 자료를 심층 분석해 최적의 시추 위치를 분석하고, 신규 유망구조를 도출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석유가스전 시추공과 생산시설에 있는 300만여개의 실시간 측정 장비에 AI를 도입해 장비의 오작동을 예측하고 유전을 관리한다.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는 AI 기반 프로세스 '뉴런 5'를 개발해 적용 중이다.
AI로 장비 내 센서에서 수신한 압력, 온도, 진동 등 데이터를 해석하고 장비 성능을 모니터링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장비를 가동·유지하는 데 필요한 조건을 예측할 수 있다.
뉴런 5 파일럿 단계 결과에 따르면 해당 기술은 개발·생산 장비 중단을 50% 감소시켰으며, 계획된 유지·보수 간격을 20% 늘리는 효과를 보였다.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는 파일럿이 성공적이었다고 판단하고 뉴런 5 프로세스를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 시설 전체에 적용할 예정이다.
AI가 물류 개선을 통한 비용 절감과 석유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면서 국제 유가를 끌어내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AI 도입으로 석유회사의 생산성이 25% 향상되면 생산에 필요한 최소 비용이 배럴당 5달러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원유를 100% 수입해 석유제품을 제조하는 국내 정유업계도 AI 기술을 도입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 무게를 싣고 있다.
GS칼텍스는 강도 높은 디지털 전환을 추진해 2030년까지 1천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둔다는 목표를 세웠다.
원유를 수입, 정제하는 기존 역량에 더해 디지털 전환(DX)을 전 밸류체인(가치사슬)에 도입함으로써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일례로 원유를 끓여서 제품을 만드는 가열로에 스마트 센서 기술을 도입해 최소 투자 비용으로 시설을 관리하는 방안을 도입했다.
또 원유를 정제할 때 나오는 고체 부산물인 코크의 양을 AI로 실시간 예측해 대응 시간을 확보하고 있다.
에쓰오일(S-OIL)은 분산 운영되던 시스템을 하나로 모아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AI로 데이터를 분석해 유지보수에 최적화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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