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호주 정부와 엑스(X·옛 트위터) 소유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규제 문제를 놓고 또다시 충돌했다.
AFP 통신,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 정부는 12일(현지시간) 인터넷 플랫폼의 허위조작정보(misinformation)에 대한 SNS 기업의 조치를 강제하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법안은 자사 플랫폼에 게재된 허위조작정보를 방치한 SNS 기업에 최대 연 매출의 5%에 해당하는 벌금을 물릴 수 있게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법안은 SNS 기업에 허위조작정보 차단을 위한 지침을 마련하고 이를 호주 규제당국에 승인받도록 규정한다. 기업이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규제당국이 지침을 정하고 이를 준수하지 않는 기업에 벌금을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법안 추진 소식에 머스크는 엑스에 "파시스트"라고 쓰며 반발했다.
반면 호주 정부 장·차관들은 머스크를 정면 비판하며 법안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빌 쇼튼 정부서비스 장관은 호주 방송 채널9와의 인터뷰에서 표현의 자유에 관한 머스크의 입장에 일관성이 없다며 "상업적으로 이득이 되면 그는 표현의 자유를 위한 투사가 되지만, 맘에 들지 않으면 모든 것을 폐쇄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스티븐 존스 재무부 차관은 "호주 정부든 세계 어느 정부든, 사기꾼과 범죄자로부터 국민을 안전하도록 보호하는 법을 통과시킬 권한이 있다"며 이는 주권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앞서 호주 정부와 머스크는 시드니에서 발생한 흉기 테러 영상 삭제를 둘러싸고도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지난 달 4월 15일 시드니의 한 아시리아 동방교회의 미사 중 흉기 테러가 발생한 뒤 현장 영상이 엑스에서 퍼지자 호주 당국은 삭제를 명령했지만, 머스크가 이를 거부한 것이다.
당시 머스크는 호주 정부가 권한 밖의 요구를 한다고 반발하고 이에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오만하다"고 비난하면서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지난 10일 SNS를 사용할 수 있는 최소 연령을 설정하는 SNS 연령 제한법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SNS 규제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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