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이 이어지는 가운데 배터리 잔존가치를 보장하는 전기차 전용 금융 상품이 등장하는 등 전기차 구매 옵션이 다양해지고 있다.
여기에는 배터리의 전 생애 주기를 관리하는 서비스(Battery As A Service·이하 BaaS) 기술의 고도화도 한몫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기존 전기차 금융 상품은 계약 만료 시점의 차량 가격을 누적 주행거리로 평가했지만, 배터리 잔존가치 보장 금융 상품은 '사용 후 배터리'의 가치로 평가해 고객의 월 이용료 부담을 낮추고 있다.
현대차와 현대캐피탈이 지난달 출시한 캐스퍼 일렉트릭 전용 리스 금융상품 '배터리 케어 리스'가 대표적이다.
배터리 케어 리스는 전기차 배터리의 잔존가치를 리스 가격에 반영해 월 납입금을 할인해 준다. 현대캐피탈과 LG에너지솔루션이 제공하는 '배터리 라이프 케어' 서비스도 포함돼 있다.
고객은 이용 기간 현대캐피탈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차량 주행과 충전 습관, 배터리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리스 기간이 끝나면 해당 차량의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에서 수거한다.
이렇게 수거된 '사용 후 배터리'는 잔존 수명과 성능에 따라 에너지저장장치(ESS)나 전기차 충전소 등에 재사용되거나 리튬과 니켈 등 원재료를 추출해 새 배터리로 재활용된다.
앞서 지난해 11월 현대캐피탈은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해 국내 최초로 '사용 후 배터리'의 잔존가치 평가 기술을 활용한 전기차 특화 금융상품 '배터리 라이프 케어'를 출시한 바 있다.
이처럼 배터리 관리·상태 예측 기술 활용이 가능하게 된 것은 BaaS 관련 기술의 고도화 덕분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대표적인 사례가 LG에너지솔루션의 '비라이프케어'(B-Lifecare) 서비스다.
비라이프케어는 안전하게 전기차를 사용하고 효율적으로 배터리를 관리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 배터리의 노화 상태나 수명을 예측하고 최적의 관리를 도와주는 서비스다.
전기차 소비자는 앱을 통해 직접 개인별 운행·충전 습관 분석, 배터리 스트레스 관리 점수 등의 정보를 볼 수 있으며, 동일 차종·연식의 전기차와 비교할 수도 있다.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올바른 운행·충전 습관에 관련된 가이드도 제공한다.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7월 말 기준으로 현재 약 1만대의 차량이 비라이프케어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으며, 신청 누적 건수는 1만4천건 이상이다.
이 서비스를 활용하면 오차율 2% 이내의 배터리 상태 예측이 가능하며 퇴화 진단 소프트웨어를 통해 잔존가치 하락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 LG에너지솔루션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중심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잔존가치 기술로 '더 싸고 더 정확하고 더 안전한'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활성화될 것"이라며 "앞으로 배터리 잔존가치를 활용한 전기차 금융 상품들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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