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진정호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유가가 소폭 하락하며 롤러코스터 같은 한 주를 마감했다. 미국 원유 시설이 허리케인 영향권에서 조금씩 벗어나면서 매도 우위 분위기가 형성됐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32달러(0.46%) 하락한 배럴당 68.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1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36달러(0.50%) 내린 배럴당 71.61달러에 마감했다.
이번 주 뉴욕유가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경기침체 및 수요 둔화 공포로 지난 10일 하루에만 4.3% 급락했던 WTI 가격은 이후 이틀 연속 2% 이상 오르며 낙폭을 모두 회복했다. 이번 주 상승률은 1.45%로 결국 플러스 수익률로 한 주를 마감했다.
지난 이틀간 유가 반등을 이끈 것은 허리케인으로 미국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였다.
이날 미국 안전 및 환경 집행국(BSEE)은 허리케인으로 멕시코만에서 원유 생산의 약 42%, 하루 73만 배럴의 원유 생산이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미국 국립 허리케인 센터에 따르면 1등급 허리케인 프랜신(Francine)이 멕시코만에 상륙하면서 해당 지역의 산유 시설 중 39%가 일시 폐쇄됐다.
하지만 허리케인이 지나가면 멕시코만 원유 시설도 생산을 재개할 것이라는 전망에 투자자들은 미리 매도에 나섰다.
스톤X의 알렉스 호즈 분석가는 "해상 플랫폼의 산유 기업들은 현재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며 "주말부터 생산을 재개할 예정이고 수출 항구도 재가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유 수요 악화 추세가 여전한 점도 유가에는 계속 부담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모두 이번 주 보고서에서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경기침체로 수요 증가 예측치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다만 수급 면에서 향후 유가가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UBS의 조반니 스타우노보 분석가는 "주요 산유국인 리비아가 산유를 중단하고 허리케인 프랜신으로 멕시코만에서 예상보다 더 큰 규모의 생산 중단이 발생하면서 원유 시장이 긴축되고 있다"며 "가격 반등으로 쇼트 커버링 움직임이 더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달러화 약세도 유가를 지탱하고 있다.
원유는 달러화로 결제된다. 이에 따라 달러화가 아닌 통화를 사용하는 국가는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 원유 구입시 부담이 줄어든다.
jh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