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 주지사, '이민자가 개 잡아먹어' 트럼프에 "도움 안 돼"

입력 2024-09-16 01:00  

美공화 주지사, '이민자가 개 잡아먹어' 트럼프에 "도움 안 돼"
"인터넷에 헛소리 엄청 많아…아이티 이민자들은 합법적으로 체류"
벤스 "유권자들이 해준 이야기…거위 도살해 먹는다는 목격담도"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오하이오주의 공화당 소속 주지사가 자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티 이민자에 대해 근거 없는 주장으로 오하이오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크 드와인 오하이오 주지사는 15일(현지시간) ABC뉴스 인터뷰에서 아이티 이민자들이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는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절대로 없다. 시장이 그렇게 말했고 경찰서장도 그랬다. 이게 논란이 된다는 게 불행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대선 토론에서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시로 이주한 아이티 이민자들이 이웃 주민이 기르는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는 근거 없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스프링필드의 시장과 경찰서장 모두 이를 부인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이자 오하이오를 지역구로 둔 J.D. 벤스 상원의원은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 수준인 이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드와인 주지사는 "스프링필드에 있는 아이티인들은 합법적으로 체류하고 있다"면서 아이티인들이 오하이오주에 진출한 기업들에서 열심히 일해 기업들도 매우 만족하고 경제에도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근거 없는 주장을 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인터넷에는 헛소리(garbage)가 엄청 많다. 그리고 이건 그냥 사실이 아닌 헛소리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주장은 "상처를 주고 스프링필드시와 시민에게 도움 되지 않는다"면서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인구 5만8천명 도시에 아이티 이민자 1만5천명이 유입되면서 일부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보건과 주택 관련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번 선거에서 경제와 물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인에게 실제 영향을 주는 현안들"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밴스 의원은 아이티 이민자와 관련된 주장이 거짓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밴스 의원은 이날 CBS뉴스 인터뷰에서 진행자에게 "당신은 거짓된 소문이라고 말하는데 난 스프링필드에 있는 내 유권자들한테서 들은 게 여러 가지 있다. 그중 10건은 검증과 확인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이민자들이 동네 공원에서 거위들을 납치해 도살하고 먹는다는 목격담이 있다"면서 "유권자들이 전부 나에게 거짓말을 할 수도 있겠지만 난 미국 언론이 현장에서 실제 조사 좀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런 주장을 한 뒤로 스프링필드가 폭탄 설치 협박 등 각종 위협에 시달리는 상황과 관련해 책임을 부인했다.
그는 "우리는 오하이오의 작은 마을을 위협하는 터무니없는 사이코패스들을 무시하고 우리의 부통령(카멀라 해리스)이 그 작은 마을을 보호해야 하는 책무를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CNN 인터뷰에서는 진행자가 '왜 근거 없는 주장으로 도시를 위험에 빠뜨리지 말고 아이티인들이 지역사회에 통합되도록 건설적인 역할을 하지 않느냐'고 몰아붙이자 "미국 언론인이 아닌 민주당 선전원이 할 말"이라며 반발했다.
그는 "내가 지역사회를 상대로 폭력을 선동했다고 주장하는데 난 카멀라 해리스의 정책 때문에 고통받는 내 유권자들의 불만을 표출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를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자신이 제기하기 전까지 미국 언론이 완전히 무시했다면서 "미국 언론이 미국인의 고통에 실제 관심을 가지도록 하기 위해 내가 이야기를 지어내야 한다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blueke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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