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연출·제작 미국 드라마, 유일하게 후보 오른 부문서 고배
'더 모닝 쇼' 한국계 배우 그레타 리도 여우조연상 수상 실패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미국 방송계의 최고 권위 시상식인 에미상 시상식에서 박찬욱 감독이 만든 드라마 '동조자' 등 한국 관련 작품들의 수상이 불발됐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피콕 극장에서 열린 제76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동조자'의 조연배우로 활약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후보에 오른 미니시리즈(Limited·Anthology Series·Movie) 남우조연상 부문에서 수상자로 호명되지 않았다.
이 부문 상은 '파고'의 배우 러몬 모리스에게 돌아갔다.
마블 '어벤져스' 시리즈의 '아이언 맨'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스타 다우니 주니어는 박 감독의 7부작 드라마 '동조자'에서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과 하원의원, 영화감독, 교육자 등 1인 4역을 열연했다.
'동조자'는 박 감독이 미국에서 처음으로 기획·연출·각본 등 제작을 총괄하는 '쇼러너'(showrunner)를 맡은 드라마로 관심을 모았으나, 유일하게 에미상 후보에 오른 남우조연상 부문에서도 수상하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 드라마는 2016년 퓰리처상을 받은 베트남계 미국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의 동명 장편소설을 각색한 작품으로, 지난 4∼5월 미국 HBO 채널에서 방영됐으며, 쿠팡플레이를 통해 한국에서도 공개된 바 있다.
박 감독은 세계적인 권위의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올드보이'), 심사위원상('박쥐'), 감독상('헤어질 결심') 등 3차례 수상하고, '아가씨'로 영국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나, 미국 주요 시상식에서는 아직 수상 이력이 없다.
이번 시상식의 다큐멘터리 영화제작 부문(Exceptional Merit In Documentary Filmmaking) 후보에 오른 탈북 관련 다큐멘터리 '비욘드 유토피아'도 수상에 실패했다.
'비욘드 유토피아'는 미국에서 한국 정부를 위해 '대리'한 혐의로 지난 7월 미 검찰에 기소된 한반도 전문가 수미 테리 박사가 공동 제작자(프로듀서) 중 한 명으로 다른 3명의 프로듀서들과 함께 후보작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작품이기도 하다.
이 다큐멘터리는 북한 주민의 험난한 탈북 과정을 다뤄 호평받았으나, 이번 시상식에서 HBO의 '고잉 투 마스: 더 니키 지오바니 프로젝트'(Going To Mars: The Nikki Giovanni Project)에 상을 내줬다.
지난해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주연을 맡아 얼굴을 알린 한국계 배우 그레타 리도 애플TV+의 드라마 '더 모닝 쇼'로 드라마 시리즈 부문 여우조연상 후보에 지명됐으나, 경쟁작인 '더 크라운'의 엘리자베스 데비키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NBC유니버설 계열 브라보 채널의 요리경연 프로그램 '톱 셰프'(Top Chef) 시즌 21의 진행을 맡았던 한국계 요리사 크리스틴 키시는 리얼리티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역시 수상은 하지 못했다.
프라임타임 에미상은 'TV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며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상이다. 2022년 9월 열린 제74회 시상식에선 '오징어 게임'이 감독상(황동혁)과 남우주연상(이정재)을 받았다.
또 올해 1월 열린 제75회 시상식에선 한국계 감독과 배우들이 활약한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원제 BEEF)이 작품상과 감독상(이성진), 남우주연상(스티븐 연)을 포함해 8관왕을 휩쓴 바 있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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