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 정권 집권할라…美 "방글라 지원 준비돼있어"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방글라데시 과도 정부가 미국 정부 대표단과 만나 방글라데시 재건을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
16일(현지시간) 현지 다카 트리뷴 등에 따르면 브렌트 니먼 재무부 국제금융 담당 차관보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은 전날 수도 다카에서 무함마드 유누스 방글라데시 과도정부 최고 고문(총리격)과 만났다.
유누스 최고 고문은 미국 대표단과 회담 후 성명을 통해 "국가를 재건하고 중요한 개혁을 시행하며 잃어버린 자산을 되찾기 위해 미국의 지원을 요청했다"며 과도 정부가 금융 부문 개혁을 시작하고 사법부와 경찰 등 기관 개혁을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미국 대표단에 설명했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 주재 미국 대사관도 성명을 통해 방글라데시가 보다 공평하고 포용적인 미래를 추구할 수 있도록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올바른 경제 개혁이 이뤄지면 미국 민간 부문은 무역과 투자를 통해 방글라데시 성장 잠재력을 끌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대표단에 동행한 미국 국제개발처(USAID)는 포용적 경제 성장과 제도 구축·개발 등을 위해 2억2천만 달러(약 3천억원)의 원조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2021년 방글라데시와 2026년까지 총 9억5천400만 달러(약 1조3천억원)를 지원하기로 했으며, 이 중 4억 2천500만 달러(약 6천억원)는 이미 제공한 상황이다.
이처럼 미국이 방글라데시에 공을 들이는 것은 방글라데시가 지정학적으로 중요해서다.
인구 1억7천만명의 방글라데시는 인도와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인도양을 끼고 있다. 중국과도 지리적으로 매우 가깝다.
미국은 '친인도'로 꼽히던 셰이크 하시나 정부가 장기 집권하다 최근 무너지면서 방글라데시가 '반인도·친중국'으로 기울 것을 우려한다.
실제로 과거 중국에 우호적인 정책을 폈던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이 차기 총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입장에서는 방글라데시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각종 경제적 지원을 이어가야 하는 것이다.
의류 산업을 앞세워 고속 성장하던 방글라데시 경제는 코로나19 대유행 등으로 어려움에 빠졌고, 지난해는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47억달러(약 6조3천억원) 규모 금융지원을 받기로 하는 등 침체기를 겪고 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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