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 시장 후보가 경쟁자 의자로 내리쳐…생중계 긴급 중단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브라질에서 다음 달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상파울루 시장 후보 TV 토론 중 한 후보가 격앙된 채 의자로 경쟁자를 폭행하는 아찔한 장면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16일(현지시간) G1과 폴랴지상파울루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저녁 TV 쿠우투라에서 생중계된 상파울루 시장 후보 TV토론에서 조세 루이스 다테나(67) 후보가 파블루 마르사우(37) 후보를 의자로 공격했다.
당시 마르사우 후보는 자유 질의 시간을 활용해 브라질 TV·라디오 진행자 출신인 다테나 후보 역량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며 "다테나 후보는 언제쯤 이 광대 짓을 멈출지 궁금하다"고 맹비난했는데, 이에 격분한 다테나 후보가 자신의 자리에 있던 의자를 마르사우 후보 머리를 향해 내리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모습은 고스란히 시청자에게 전달됐고, 유튜브 녹화 영상에도 그대로 담겼다.
연출 프로듀서(PD)가 사회자 쪽으로 급하게 화면을 돌렸지만, 당황한 사회자 표정과 급하게 무대로 달려가는 스태프들의 모습이 함께 잡혔다.
TV토론은 곧바로 중단됐다고 G1은 보도했다.
인근 병원에서 치료받은 마르사우 후보는 이날 아침 현지 취재진에 "크게 다치지 않았다는 소견을 받았지만, 추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며 변호인을 통해 다테나 후보를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우파 정당 소속인 그는 별도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유세 중 공격을 받았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사진과 자신의 피해 모습을 담은 사진을 나란히 올리며 "이 모든 증오는 대체 왜?"라는 글을 적었다.
다테나 후보 캠프는 성명을 통해 "마르사우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의 인성 부족을 드러냈고, 토론에서도 마찬가지였다"며 "그는 상파울루시에 위협적인 존재로 투표소에서 좌절될 것이지만, 그 전에 먼저 행동으로 (그를) 제지할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고 폴랴지상파울루는 전했다.
현지 유권자들은 "저급한 정치 문화"에 대한 강한 비난과 함께 "격투기 쇼를 보는 것 같았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현지 매체들은 보도했다.
여론조사 지지율 흐름상 '피해자' 마르사우 후보는 다른 두 명의 후보와 함께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고, '가해자' 다테나 후보는 이에 미치지 못한다.
브라질에서는 다음 달 6일 5천500여곳에서 시장·시의원 등을 선출하는 선거가 진행된다. 일부 지역에서는 필요한 경우 다음 달 27일 결선 투표를 치른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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