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공유엔 고노도 "美 고립주의 경향 강화" 찬성…가미카와 '신중'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박상현 특파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후임을 뽑는 오는 27일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의 유력 후보인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연일 자신의 강점으로 평가되는 안보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17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시바 전 간사장은 전날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니코니코도가'가 주최한 자민당 총재 선거 토론회에서 미국 핵무기를 일본에서 공동 운용하는 핵 공유에 대해 "비핵 3원칙에 저촉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핵 공유는 일본이 핵 보유나 관리권을 갖는 것이 아니라 의사결정 과정을 공유하자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방위상을 지낸 이시바 전 간사장은 지난해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도 핵 공유 필요성에 관해 기시다 총리에게 질문했다. 이에 대해 기시다 총리는 "비핵 3원칙 등 법체계와 관계에서 인정되지 않으며 정부 차원에서 논의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핵 공유는 미국 핵무기를 자국 영토 내에 배치해 공동 운용하자는 의미로 '핵무기를 제조하지도, 보유하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일본의 비핵 3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앞서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일부가 채택 중인 핵 공유를 일본에서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고노 다로 디지털상도 "미국의 고립주의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면서 "핵 운용에 관해 미일 간에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은 "일본은 유일한 피폭국"이라며 핵 공유에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은 "사이버가 미일 동맹에서 가장 약한 부분"이라고 지적하며 '능동적 사이버 방어'의 입법이 불가결하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사이버 공격 징후가 보이면 사전에 이를 차단하는 능동적 사이버 방어 도입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며, 올해 가을에 관련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외교정책과 관련해 "미일 동맹을 기축으로 하면서 한국, 호주 등과 관계를 심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이날 오키나와현 나하시에서 개최된 총재 선거 후보자 연설회에서는 주일미군에 법적 특권이 인정되는 미일지위협정에 대해 "재검토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4년 기노완시 대학에 미군 헬리콥터가 추락한 사고를 언급하면서 "오키나와 경찰은 (현장에) 들어가지 못했고 기체 잔해는 미군이 회수했다"고 지적했다.
오키나와현에는 주일미군 시설이 집중돼 있으며 현 당국은 기지 이전 등을 통해 규모를 축소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최근 각종 조사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은 "방위력, 외교력 강화에도 경제 성장이 필요하다"며 "일본 열도를 강하고 풍요롭게 하겠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기지 마을이 안고 있는 과제와 생각을 공유해 전국에서 대응해 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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