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아시아 "中 비중 2019년 30%→올해 2%"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문제로 '불편한 관계'에 놓인 중국과 필리핀 사이에 항공편 왕래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 항공업계 데이터 플랫폼인 OAG를 인용, 항공사 필리핀 에어아시아(말레이시아 에어아시아 계열사)와 중국남방항공, 칭다오항공이 올해 4분기에 중국-필리핀 간 항공편을 감축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필리핀 에어아시아는 10월부터 매주 13편 있던 마닐라-선전 노선을 중단하기로 했고, 중국 주요 항공사 가운데 하나인 남방항공 역시 10월부터 주당 2회짜리 마닐라-난닝 노선을 더는 운영하지 않는다. 중국 칭다오항공은 필리핀 관광지 타그빌라란과 중국 남부 난닝을 잇는 항공편 10개를 감축한다.
중국과 필리핀 사이 항공 왕래 감소의 주된 요인은 중국 경제·소비 둔화와 양국 관계 악화에 있다고 SCMP는 짚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 분석에 따르면 작년 기준 중국 본토인의 해외여행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의 60% 수준에 불과했고, 그나마도 3분의 2 이상이 홍콩·마카오·대만 등 중화권을 향했다.
방역 봉쇄가 해제됐지만 대다수 중국인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국내 여행을 선택한 경향을 보였다는 것이다.
OAG 아시아 책임자인 마유르 파텔 등 전문가들은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필리핀의 해상 영유권 분쟁이 항공편 축소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도 설명한다. 나빠진 양국 국민 간 감정이 상호 방문을 꺼리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리카르도 이슬라 필리핀 에어아시아 최고경영자(CEO)는 2019년 전체 항공편에서 중국 비중이 30%에 이르기도 했으나 올해는 2%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 컨설팅사 소비 애비에이션의 브랜던 소비는 "에어아시아는 그룹 차원에서 중국 노선을 계속 추가하고 있고, 코로나19 대유행 회복과 운항 규모 면에서 중국에서 가장 강력한 외국 항공사"라며 "하지만 현재의 중국-필리핀 환경을 고려하면 에어아시아가 필리핀에서 중국으로 취항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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