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서 개최된 행사에 서면 축사…대선후보 해리스, 한국계와 가족 '인연'도
중국계 타이 USTR 대표 행사서 직접 축하…"한국계, 없어서는 안될 역할"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강병철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및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첫 추석 기념행사에 서면으로 축하 인사를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행정동인 아이젠하워 빌딩에서 진행된 행사에서 배포된 축사에서 "사상 첫 추석 백악관 리셉션에 모인 여러분에게 진심 어린 인사를 전한다"며 "추석은 축하와 기념, 갱신과 성찰, 약속과 가능성이 있는 시간"이라고 했다.
이어 "가을 추수가 한창일 때 열리는 이 즐거운 명절은 전 세계 한국인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축복에 감사하고 조상의 유산을 기린다"며 "추석은 한국 공동체의 풍부한 유산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보편적 유대감을 떠올리게 한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어디에서 왔든 우리는 모두 미국인"이라며 "가족이 이민을 온 지 몇 세대가 지났든, 여러분이 직접 이민을 왔든, 여러분 각자는 한국 공동체의 활기와 문화, 공헌을 우리나라 태피스트리(여러 색실로 그림을 짜 넣은 직물)에 엮어놓았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도 서면 축사에서 "추석은 가족의 중요성, 가을의 축복, 그리고 우리가 조상의 넓은 어깨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며 "한국계 미국인은 수백 년간의 미국의 구성(fabric)에서 중요한 부분(vital part)을 차지해왔다"고 했다.
또 "모두 알다시피 여러분이 아시아계 미국인, 하와이 원주민, 태평양 섬 주민 공동체의 다양한 정체성과 경험, 전통을 고양할 때 우리는 밝은 미래의 최전선에서 활기차고 문화적 풍요로움이 있는 길을 개척한다"고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그러면서 "(남편) 더그(엠호프)와 나는 당신의 안전하고 건강하며 행복한 휴일을 기원한다"고 인사했다.
흑인이자 아시아계 미국인인 해리스 부통령은 한국계 미국인과 가족이기도 하다. 그의 손아랫동서, 즉 엠호프의 동생 앤드루 엠호프의 부인은 한국계인 주디 리 박사다.
앤드루와 리 박사 사이에는 아들(재스퍼)과 딸(아덴)이 있는데, 이들은 지난달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셋째 날 무대에 올라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큰엄마' 해리스 부통령을 응원하기도 했다.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추석 행사에 직접 참석해 축사에서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이 체결된 이래 한국계 미국인들은 이 나라를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여러분 모두가 가진 힘과 잠재력에 감사드리며 개인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을 공동체로 힘을 합치면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이 모든 과정에서 바이든·해리스 정부가 여러분을 지지하고 있고 저도 여러분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한국계 미국인이 아직 평등, 정의, 기회에 대한 제도적 장벽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그것이 정부 출범 첫날부터 모든 아시아·하와이 원주민·태평양 제도 주민(AANHPI)에 미국의 약속을 보장하기 위해 연방 정부의 모든 힘을 활용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미국 백악관에서 한국 명절인 추석을 축하하는 행사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음력 설 축하 행사를 열었으나 이 행사는 한국이나 중국 등 특정한 국가를 염두에 두지 않고 음력 설을 쇠는 아시아 국가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댄 고 대통령 부보좌관, 필립 김 대통령 특별보좌관 등 백악관의 한국계 현직 및 전직 직원 등이 주도해서 마련됐다.
필립 김 특보는 행사 뒤 기자들과 만나 대선으로 정부가 바뀐 뒤에도 이런 행사가 계속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첫 행사를 함에 있어서 비전은 이번이 처음이라는데 만족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런 일이 계속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행사를 주최하는 것은 백악관 사람들만이 아니다"며 "이런 일이 진행되길 바라는 커뮤니티 리더들과의 파트너십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행사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 등을 묻는 말에는 "이것은 팀 차원의 노력이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모든 공을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에게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나 김 전 백악관 아시아태평양계 정책 고문은 2009년에 백악관에서 인도계 미국인들이 첫 디왈리 축제 행사를 열었다는 점을 언급한 뒤 "(14년 뒤인) 지난해 가장 큰 디왈리 축제가 백악관에서 열렸는데 우리는 14년보다 더 빨리 그렇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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