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도요타 수소동맹 본격화…수소연료전기차 獨도로 시범운행

입력 2024-09-20 06:44  

BMW·도요타 수소동맹 본격화…수소연료전기차 獨도로 시범운행
2028년 수소차 양산 계획…BMW "현대차와 수소인프라 협력 논의"
탁월한 주행감에 '제로백 6초'…수소탱크는 3∼4분만에 충전 완료


(뮌헨=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독일의 대표 완성차 업체 BMW가 일본 도요타와 협업을 거쳐 제작한 수소연료전기차(FCEV)가 독일 도로에서 본격 시범 운행 중이다.
BMW와 도요타가 이달 3일 맺은 FCEV 등 미래 모빌리티 전면 제휴에 앞서 양사의 수소 동맹 체제가 결실을 맺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BMW 본사가 있는 독일 뮌헨 전시·시승 행사장에서는 수소연료전지 시험 주행 파일럿 모델인 'iX5 하이드로젠(Hydrogen)'에 대한 설명과 시승이 진행됐다.
iX5 하이드로젠은 BMW가 간판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5를 활용해 FCEV 미래 비전을 제시한 모델로, 도요타와 협력해 개발한 수소연료전지를 장착했다.
지난 2013년부터 연료전지 구동 시스템 분야에서 협력해 온 두 거대 완성차 업체 간 수소 동맹이 iX5 하이드로젠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iX5 하이드로젠 외관은 휘발유를 연료로 하는 X5와 다를 바 없지만, 주행감과 정숙함에 있어서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시속 125㎞의 속도에도 차체 흔들림은 거의 없었고, 가속과 감속은 매끄러웠다. 수소전기차라 해도 이질감은 없었다.
시승에 참여한 한 기자는 "지금 출시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주행감은 이 모델을 위해 특별 제작된 리튬이온 기반의 배터리와 드라이브 유닛으로 구성된 파워트레인(동력계)에서 기인한다.
전기모터와 변속기, 첨단 전동화 동력계 시스템인 'BMW 이드라이브(eDrive)' 기술이 적용된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401마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데는 6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특히 이 모델에는 도요타가 공급하는 개별 연료전지를 기반으로 한 수소연료 시스템이 장착돼 수소 모빌리티 비전을 현실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BMW는 미래 시장 잠재력이 큰 FCEV 개발을 내세워 탈탄소화 추진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BMW는 오는 2028년부터 FCEV 첫 번째 모델을 대량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수소차 개발에 적극적인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중국을 제외하고 BMW와 도요차, 현대차그룹 등 3곳에 불과할 정도로 소수여서 그 성공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BMW는 현재 뮌헨에 자체 수소역량센터를 운영하며 ix5 하이드로젠 모델을 시범 운행, 수소연료 시스템 완성도를 높여가는 중이다.
BMW에서 수소기술 분야를 총괄하는 위르겐 굴트너 박사는 이날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지금은 수소연료전지차를 테스트하는 단계지만 2028년 양산에 들어간 뒤 차종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한국의 현대차와도 수소위원회를 통해 인프라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소연료전지는 연료 탱크 안에 담긴 기체 수소와 공기 중 산소가 만나 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BMW는 차지 에어 냉각기, 공기 필터, 제어 장치·센서, 수소 탱크는 물론 새로운 연료전지 시스템을 위해 터빈이 장착된 고속 압축기와 고전압 냉각수 펌프와 같은 특수 부품까지 개발했다.
BMW는 도요타의 수소연료전지를 공급받아 바이에른주 란츠후트 공장에서 개별 전지를 조립·완성해 차량에 장착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연료전지에 공급되는 수소는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T'자 모형의 700바(bar)급 탱크에 저장된다.
이 탱크에는 약 6㎏ 수소를 담을 수 있다. 한 번 완충 시 최대 504㎞ 주행할 수 있다.
최대 장점 중 하나는 전기차와 비교해 짧은 충전 시간이다. 수소 탱크를 충전하는 데 3∼4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게 BMW 측 설명이다.
외부 온도와 기후 변화에 영향을 덜 받는 차세대 핵심 연료전지 기술은 BMW와 도요타의 승용차는 물론 상용차 개별 모델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현재 BMW는 한국과 미국, 영국 등 20개국을 순회하며 수소연료전지 장착 차량을 시범 운영 중이다.
나아가 BMW는 도요타와 함께 승용차용 파워트레인 시스템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고 전기차 생산량도 늘려 BMW는 2030년까지 차량 한 대의 전체 수명 주기 동안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9년 대비 40% 이상 감축한다는 복안이다.
BMW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를 56만대 이상 판매했다. 그중 전기차 판매 비중을 2030년까지 5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BMW그룹 관계자는 "BMW는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완전한 기후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FCEV 기술은 순수 전기차 기술 못지않게 탈탄소화에 기여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gogo21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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