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삐삐 1대당 15달러 로열티"…업체 회장 "상표권 위임해 상황 몰라"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레바논 전역에서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사용하던 무선호출기(삐삐) 수천 개가 폭발한 사건과 관련해 대만 검찰이 관련 자국 회사를 압수 수색했다.
20일 중국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북부 타이베이 스린 지방검찰은 전날 국가안보 관련 범죄 등을 수사하는 법무부 산하 조사국과 함께 대만 업체 골드아폴로, 헝가리 'BAC 컨설팅 KFT'(이하 BAC 컨설팅)의 대만사무소 등 4곳에 대한 압수 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압수한 제품 출하 기록, 계약 서류, 수출입 기록 등을 인용해 골드아폴로는 BAC 컨설팅이 판매한 삐삐 한 대당 15달러(약 1만9천원)의 로열티를 받기로 계약했다고 밝혔다.
폭발한 삐삐에는 골드아폴로의 스티커가 붙어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헝가리 정부가 BAC 컨설팅의 해당 제품 제조를 부인했기 때문에 골드아폴로와 BAC 컨설팅의 협력관계, 제품의 흐름 파악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골드아폴로의 창립자인 쉬칭광 회장과 BAC 컨설팅 대만사무소 연락 담당자인 우위전 아폴로 시스템스 대표 등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쉬 회장은 이번 조사에서 상표 사용권을 위임했다면서 폭발한 AR924 제품의 해외 생산과 판매 등은 BAC 컨설팅이 맡아 구체적인 상황은 잘 모른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앞서 그는 이번 사고 직후 연 기자회견에서도 해당 기기를 제조한 것은 BAC 컨설팅으로 골드아폴로는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자사 상표 사용을 허락했을 뿐이라고 말한 바 있다.
우 대표도 조사에서 이번 삐삐 폭발 사건 관련 내막을 알지 못한다면서 관련성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시보는 1995년 창립한 골드아폴로의 주력 상품은 삐삐와 무전기(워키토키)로, 전성기에는 1년에 2천만대를 수출했으며 미연방수사국(FBI)도 고객이었다고 전했다.
지난 17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이스라엘 접경지인 남부, 동부 베카밸리 등지에서 헤즈볼라가 통신수단으로 쓰는 호출기 수천 대가 터졌고 18일에는 헤즈볼라의 무전기들이 동시다발로 폭발했다. 이틀간 폭발 사건으로 총 37명이 죽고 약 3천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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