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안 이성커플 혼인신고 규정 준용…제3국 혼인 후 대만 면접 통과해야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대만 정부가 자국내 커플의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데 이어 양안(중국과 대만) 커플의 동성 혼인도 인정하기로 했다.
20일 대만 자유시보 등 매체들에 따르면 대만 정부는 전날을 기해 양안 동성 커플이 제3국에서 결혼해 효력이 생긴 경우 대만에서 혼인신고를 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는 "양안 동성 커플은 현행 양안 이성의 제3지역 결혼 관련 규정에 비견할 수 있다"며 "정부 재외기구가 인증한 결혼 증명 문건과 서류를 동봉해 관련 기관에서 면담을 진행해 통과하면 대만 호적 기관에서 혼인신고를 처리할 수 있다"고 했다.
대만 정부가 언급한 '제3지역'은 동성혼을 인정하는 35개국을 의미한다. 대만 정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대만을 비롯해 아르헨티나·호주·오스트리아·벨기에·브라질·캐나다 등 35개국을 안내했다.
대만 정부는 양안 이성 커플의 혼인 면접 제도가 지난 20여년 동안 이어져 왔고 이는 '위장 결혼'이나 안보 문제 등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양안 커플이 대만에서 혼인신고를 하려면 우선 제3국에서 결혼한 뒤 대만에 와 공항·항만 온라인 인터뷰를 통과해야 한다. 이 제도를 동성 커플에도 그대로 적용한다는 것이다.
다만 중국 국적의 동성 배우자는 대만 신분증을 받지 못할 전망이다.
대만에서 신분증을 취득하려면 중국 본토 호적을 포기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중국은 대만에서 동성 혼인신고가 됐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량원제 대륙위원회 대변인은 "향후 대륙이 이 의제(동성혼)를 대하는 태도를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대만 정부는 "대륙(중국) 인사의 입경(입국) 규범과 관리는 지속돼왔고 어떤 조정 조치도 대만 안보와 사회 안정, 사회 다수의 지지를 고려해야 한다"며 "관련 기관은 현행 대륙 인사 대만 유입 관리 메커니즘과 안보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만은 2019년 아시아 최초로 동성 커플의 결혼을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세계적으로도 성소수자(LGBTQ) 권익 보장 면에서 가장 발달한 지역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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