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이 필수 여행코스로 떠올라…"바람막이·경량 패딩 잘 팔려"
"현지서 판매하려고 K-아웃도어 매장서 대량 구매도"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매장 방문 고객 10명 중 8명이 외국인이에요."
북한산을 비롯해 북악산, 인왕산 등과 인접한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7층 스포츠&레저관에는 백팩을 멘 채 아웃도어(야외활동복) 매장을 둘러보는 외국인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등산이 필수 여행코스로 떠오르면서 생겨난 풍경이다. 서울 인근의 산은 대중교통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데다 정상에서 자연과 함께 서울 전경을 감상할 수 있어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등산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얻으면서 백화점 아웃도어 매출도 덩달아 증가세를 보인다.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올해 1∼8월 아웃도어 매장 내 외국인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0% 증가했다. 폭염이 한풀 꺾인 이달 들어 지난 19일까지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30% 늘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국내 브랜드인 네파와 블랙야크, 코오롱스포츠 등은 물론 살로몬, 아크테릭스, 스노우피크 등 해외 브랜드들도 인기를 끈다.
외국인 고객이 주로 찾는 상품으로는 계절에 구애받지 않는 가벼운 활동성 의류인 바람막이와 경량 패딩 판매율이 높은 편이다.
손기영 롯데백화점 아웃도어 바이어는 "대표적인 K-아웃도어 브랜드인 코오롱스포츠는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매장에서 (현지 판매를 위한) 라이브 쇼핑을 진행하고 대량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스페이스와 디스커버리와 같이 국내에서 제작되는 해외 라이선스 브랜드는 한국에서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외국 관광객들에게 수요가 높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올해 들어 지난 18일까지 외국인 고객의 아웃도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8% 증가했다. 증가율은 외국인 대상 전체 매출 신장률 147%보다 높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런 외국인 고객들의 아웃도어 수요를 반영해 다음 달 13일까지 '글로벌 쇼핑 페스타'도 진행한다. 본점과 강남점, 센텀시티점에서 아웃도어 브랜드를 구매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구매 금액에 따라 상품권을 제공한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등산에 대한 외국인 관광객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바람막이, 등산화, 등산 가방 등을 구매하는 외국인 고객이 큰 폭으로 늘었다"며 "한국에서 판매하는 일부 아웃도어 브랜드의 판매가가 해외 구매가 대비 15∼20%가량 더 싸다는 점도 구매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도 "올해 외국인 고객의 아웃도어 매출이 177.9% 증가했다"며 "활동적인 여행을 즐기고 싶어 하는 젊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아지면서 기능성 의류나 용품 구매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ae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