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포괄전략조약에 '국제지구 가입 협조·지지' 명시
푸틴, 신냉전 기류 속 서방 대항할 경제·안보 플랫폼으로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북한이 러시아와 더욱 긴밀히 협력하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여름 이래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개국)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북한 전문 사이트 38노스는 20일(현지시간) 최근 북한이 잇따라 브릭스 행사에 참여한 사실을 전하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최근 러시아 제2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제4회 유라시아 여성포럼 및 제1회 브릭스 여성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했다. 그는 이에 앞서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만나 북러 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지난 6월에는 북한 체육성 대표단이 러시아 타타르스탄 공화국 수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 플러스(+) 체육상 회의 참가하고 귀국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한 바 있다.
올해 브릭스 의장국을 맡은 러시아는 지난 2월 북한과 체육 교류 의정서를 체결하면서 북한을 이 대회에 초청했다.
브릭스는 점점 거세지는 글로벌 진영대결 속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러시아가 중국과 함께 주요 7개국(G7)과 같은 서방의 경제 협의체에 대항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플랫폼으로 인식된다.
38노스는 북한의 브릭스 접근과 관련, 특히 북한과 러시아가 올해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계기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하고 국제, 지역 기구 가입에 있어 상호 협력하기로 한 점에 주목했다.
38노스는 "이들 브릭스 행사는 안보 관련 행사는 아니지만 북한과 러시아가 지난 한 해 동안 지역, 국제적 수준에서 새로운 안보 역학을 구축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해왔기 때문에 북한의 참여 자체가 중요한 첫 단계일지도 모른다"고 관측했다.
38노스는 또 북한과 러시아가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에는 지역, 국제적 협력 조항이 포함돼 있다면서 그중에서도 제7조에 주목했다.
조선중앙통신이 당시 보도한 조약 전문에 따르면 제7조에는 "쌍방은 호상성에 기초하여 매 일방이 해당한 국제 및 지역 기구들에 가입하는 것을 협조하며 지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는 러시아가 북한이 지역, 국제 기구에 가입하는 것을 도울 수 있다는 의미라고 38노스는 지적했다.
38노스는 "지금 시점에서 북한이 브릭스 또는 러시아가 회원국인 다른 기구가 주최하는 행사에 계속 참여할지는 불분명하다"면서 그러나 "분명한 것은 2023년 여름 이래 브릭스에 대한 북한의 관심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38노스는 이는 "아마 북한이 특정 네트워크 내에서 국제적인 역할을 확대할 새로운 기회를 보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면서 이 이유 하나만으로도 북한이 브릭스와 다른 다자 네트워크를 어떻게 다루는지 지켜볼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브릭스는 2006년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이 창설했고,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합류했다. 지난해 이집트,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에티오피아 등 신규 회원국 가입을 승인하며 아프리카와 중동 등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세를 불리고 있다.
아프리카와 중동 외에도 동남아시아에서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이 브릭스 가입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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