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에 미사일은 보내고 발사대는 안보내"…이란의 속내는

입력 2024-09-21 21:27  

"러에 미사일은 보내고 발사대는 안보내"…이란의 속내는
전문가 "서방 대화 앞둔 이란의 묘수일 수도"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이란이 러시아에 탄도미사일을 대량 공급한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이란이 미사일 발사대는 보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로이터 통신이 21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의 정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서방은 이란이 지난주 근거리 탄도미사일 '파타흐-360'(Fath-360) 수백기를 러시아에 인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당국자는 미국이 이란의 미사일 인도를 발표할 당시 이란이 발사대를 보내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유럽의 정보 당국자도 이란이 발사대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소식통들은 이란이 발사대를 보내지 않은 이유가 불분명하다고 밝혔으나,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자체적으로 발사대를 제작하려 했거나, 이란이 서방과의 긴장 완화를 염두에 두고 짜낸 묘안일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해서는 특별히 설계된 발사대가 필요하다.
이란은 메르세데스-벤츠 등이 생산하는 트럭을 개조해 정체를 쉽게 위장할 수 있는 미사일 발사대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진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파비안 힌츠 연구원은 이란이 민간 트럭으로 만든 발사대가 우크라이나의 혹독한 겨울 환경에서도 작동할 만큼 견고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러시아가 자체적으로 군용 차량을 개조해 발사대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미국 국제과학안보연구소(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이란이 회담을 위한 약간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 발사대를 보류하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은 내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 기간에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이나 지역적 긴장 완화를 위한 외교적 가능성을 유럽과 타진하려 할 텐데 이를 위해 자국이 수출한 미사일이 우크라이나에 떨어지는 일은 일단 막으려 했다는 것이다.
2015년 체결된 이란핵합의는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일부 동결하거나 축소하는 대가로 서방이 대이란 경제제재를 완화하는 것이 골자였으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018년 협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지난 7월 말 취임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란핵합의 복원과 경제제재 해제를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이란은 미사일 판매 의혹이 불거진 당시에는 "추악한 허위 선전"이라고 전면 부인했으나,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후 기자회견에서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명확한 부인을 하지 않았다.
서방은 사거리가 121㎞인 파타흐-360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쓰일 것으로 보고 있다.
withwi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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