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 세미나…"불건전 영업행위 늘어날 수도"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기자 = 대출모집인 1사 전속의무를 폐지하면 불건전 영업행위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규제 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수진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소비자연구실장은 2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연구원 주최로 열린 '대출모집인 제도 발전 방향'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대출모집인 1사 전속의무는 대출모집인이 대출 모집업무 위탁계약을 맺을 수 있는 금융회사를 1개사로 제한하는 제도다.
그러나 소비자 편익 증진을 위해 1사 전속의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됐고, 지난해 10월 규제개혁위원회가 폐지를 권고하면서 규제 체계 변화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 실장은 "대출모집인 1사 전속의무를 폐지하면 복수의 상품을 동시에 비교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 편익이 증대될 수 있다"면서도 "여러 우려 사항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속의무를 폐지했던 보험 중개 시장에서 대형 법인보험대리점에 의한 불건전 영업행위가 발생했음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보험업권의 사례를 참고해 비전속 법인에 대해 강화된 규율체계를 도입하되, 온라인 대출 모집법인과 전속 모집법인에도 적용할 수 있는 사항은 모두 적용해 규제 차익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복수 상품 동시 비교에 따른 이해 상충 행위 발생, 모집법인 대형화로 중개수수료 인상 압력·금융회사 대상 우월적 지위 남용 가능성, 판매 경쟁 심화로 불완전판매 증가·자격 미달 모집인 진입 등이 우려 사항으로 거론됐다.
이 실장은 이와 관련해 ▲ 비교·설명의무 도입 ▲ 중개수수료 비교·공시 ▲ 우월적 지위 남용금지 업무수행 기준 신설 ▲ 모집인 일탈은 금융사·모집법인을 통해 관리·감독 ▲ 과잉 대출 방지 의무 신설 ▲ 내부통제 기준 강화 ▲ 소비자 보호 기준 마련 ▲ 자격시험 난이도 조정 ▲ 주기적인 보수교육 등을 대응 방안으로 제시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은행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절반이 대출 모집인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8월 신규 전세자금 대출, 정책대출, 집단대출 포함 전체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3조135억원으로, 그중 11조4천942억원(49.9%)이 대출 모집인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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