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르타이오 "프랑스가 이민에 매력적이어선 안된다"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의 이민 문제를 다루는 내무부 수장에 새로 임명된 브뤼노 르타이오 장관은 23일(현지시간) 질서 회복과 이민 통제를 강조했다.
우파 공화당 소속의 르타이오 장관은 이날 공개된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와 인터뷰에서 "안보 측면에서 프랑스는 경계 수준에 도달했다"며 "내가 해야 할 일은 질서를 회복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리·국경·정신의 질서를 구현할 것"이라며 "프랑스 국민이 내게 기대하는 바가 이것인 만큼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특히 "질서 수호를 위해 애쓰는 경찰이나 헌병대, 소방관 등의 생명과 명예에 대한 어떤 공격도 용납하지 않겠다"며 "이념적 또는 사사로운 이유로 법 집행자들을 표적 삼는 모든 이를 저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민 문제에서도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통제되지 않는 이민은 프랑스나 이민자 당사자 등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오랫동안 확신했다"며 현재 프랑스로 들어오는 이민자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르타이오 장관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에서 첫 체류증을 받거나 망명을 신청한 외국인 수는 약 47만명으로, 프랑스 남부 도시 툴루즈의 인구 규모와 맞먹는다. 밀입국자는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르타이오 장관은 "이런 유입에 직면해 나라가 제대로 된 주택이나 교육을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누가 제대로 된 통합이 가능하다고 진지하게 믿을 수 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덴마크나 이탈리아, 스웨덴 국민은 이를 잘 알고 있다"며 "국경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독일조차도 이제 이민에 강경해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프랑스가 이민 문제에서 가장 매력적인 나라가 돼서는 안 된다"며 "내 목표는 불법 입국을 막고 특히 불법 이민자의 출국을 늘리는 것"이라며 향후 몇 주 이내에 구체적인 조치들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급진 이슬람이나 마약 밀매 등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명확하고 확고한 지시를 내릴 것"이라며 "(문제적) 이슬람 사원을 폐쇄하거나 증오적 설교를 하는 이들을 추방하는 데 손을 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셸 바르니에 정부에 입각한 여러 인사 중 르타이오 장관은 그의 우경화 이미지 탓에 좌파로부터 가장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마누엘 봉파르 의원은 이날 유럽1에 출연해 르타이오 장관이 과거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고 비난했다.
지난해 7월 알제리계 출신 10대 소년의 사망 사건으로 프랑스 전국에 폭동이 일어났을 때 상원의원이던 그는 폭동에 나선 이들을 가리켜 "물론 이들은 프랑스인이지만, 이는 그들의 신분증에 따른 것"이라며 "불행히도 2세대, 3세대로 갈수록 그들의 민족적 기원으로 '퇴행'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봉파르 의원은 "이것이 바로 인종차별적 발언"이라며 "공화국에는 출신이 무엇이든 프랑스 국민이라는 단 하나의 범주만 존재한다"고 비판했다.
s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