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암살미수범, 실패예상?…편지에 "일끝내면 2억원 주겠다"

입력 2024-09-24 02:02  

트럼프 암살미수범, 실패예상?…편지에 "일끝내면 2억원 주겠다"
사건 한 달 전 플로리다 도착해 골프장과 트럼프 자택 주변 탐색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암살 시도로 체포된 용의자가 자신의 실패를 예상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암살하는 이에게 포상금을 주겠다는 편지를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23일(현지시간) 미국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문건에 따르면 용의자인 라이언 라우스는 사건 몇 달 전 한 민간인의 자택에 상자를 두고 갔다.
이 민간인은 지난 15일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암살 시도가 발생한 사실을 알게 된 뒤 상자를 열었고, 그 안에는 탄약, 쇠 파이프, 각종 건설 자재, 도구, 휴대폰 4개, 다양한 편지가 있었다.
손으로 쓴 한 편지는 수신인을 "세계"로 했는데 라우스는 편지에서 "이것은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암살 시도였지만 난 여러분을 실망시켰다. 난 내 최선을 다했고 내가 낼 수 있는 용기를 최대로 발휘했다. 이제 여러분이 일을 끝내야 한다. 난 누구든 일을 마무리할 수 있는 사람에게 15만달러(약 2억원)를 주겠다"고 적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라우스가 사건 당시 골프장에서 한 발도 발사하지 않아 검찰이 그를 암살 시도로 기소하기가 쉽지 않지만, 그가 작성한 편지가 혐의를 입증하는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사건 당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골프장 5번 홀과 6번 홀 사이에 있었는데 검찰은 라우스가 은닉한 장소가 6번 홀을 직선으로 바라보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라우스가 현장에서 달아나면서 두고 간 SKS 반자동 소총에는 총알 11발이 담겨있었고, 약실에 한 발이 장전돼 있었다.
소총에 붙은 테이프에서 라우스의 지문이 검출됐다.
그가 두고 간 가방에는 방탄복에 자주 쓰이는 세라믹 판들이 있었는데 시험 결과 이 판들은 소화기 사격을 막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은 라우스의 닛산 차량에서 핸드폰 6개를 발견했다.
핸드폰 기록 조회 결과 라우스는 사건 약 한 달 전인 지난 8월 14일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에서 골프장이 있는 웨스트팜비치로 이동했다.
그의 휴대전화 신호가 8월 18일부터 9월 15일까지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과 마러라고 자택 인근의 통신타워에 접촉한 기록이 확인됐다.
한 핸드폰에서는 팜비치카운티에서 멕시코로 가는 길을 구글로 검색한 기록이 나왔으며, 차량에는 용의자의 여권도 발견됐다.
또 올해 8, 9, 10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참석했거나 참석이 예상되는 장소와 날짜를 손으로 적은 노트도 있었다.


blueke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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