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금융당국 수장 3인 합동 기자회견…경제 부양 위한 당국 '의지' 피력
"올해 내 지준율 0.25∼0.5%p 더 인하 가능…역레포 금리도 0.2%p 인하"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좀처럼 경제 둔화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중국이 조만간 은행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다시 낮춰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판궁성 중국인민은행장은 24일 오전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최로 열린 금융당국 합동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지준율을 0.5%포인트(p) 낮춰 금융시장에 장기 유동성 1조위안(약 189조4천억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판 행장은 아울러 "올해 안에 시장 유동성 상황을 보고 시기를 택해 지준율을 0.25∼0.5%p 추가 인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 속에 지난 2022년 4월과 12월, 작년 3월과 9월에 지준율을 0.25%포인트씩 각각 낮췄고, 올해 춘제(春節·설날) 연휴를 앞둔 2월 5일에는 0.5%포인트 더 인하했다.
연이은 지준율 인하로 현재 중국 금융권의 가중 평균 지준율은 약 6.9% 수준이 됐다.
인민은행은 정책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를 현재 1.7%에서 1.5%로 0.2%p 인하할 것이라는 방침도 밝혔다.
판 행장은 "이번 정책금리 조정 이후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가 약 3%p 낮아지고,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와 예금 금리 등도 이에 따라 0.2∼0.25%p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통화시장의 호가 금리와 예금 금리의 동반 하락을 유도하고, 상업은행의 순이자마진 안정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기존 주택 대출 금리를 신규 주택 대출 금리와 맞추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판 행장은 상업은행이 기존 주택 대출 금리를 신규 주택 대출 금리 근처로 낮추도록 유도하면 평균 인하 폭이 대략 0.5%p 안팎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또 전국적으로 2주택 대출 최저 계약금 비율을 현행 25%에서 15%로 낮춰 첫 주택과 2주택의 계약금 비율을 맞추겠다고도 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주식시장 안정을 위한 통화정책을 신설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판 행장은 조건에 부합하는 증권·기금·보험사가 자산을 담보로 중앙은행으로부터 유동성을 공급받을 수 있게 해 자금 확보 및 주식 보유 능력을 높이는 제도를 새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또 자기 주식 매입과 보유량 증대를 위한 특별 재대출을 신설해 은행이 상장사와 주요 주주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중국 경제 둔화 상황이 이어지면서 올해 '5% 안팎'의 성장률 목표를 설정한 중국은 금리 인하 등 다양한 부양책을 꺼내 들고 있다.
이날 합동 기자회견에는 판 행장 외에도 리윈쩌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장, 우칭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 등 3대 금융 수장이 이례적으로 모두 참석해 경제 부양을 위한 중국 당국의 의지를 보여줬다는 해석이 나왔다.
중국 금융당국 수장들은 이날 부동산 침체와 지방정부 부채난, 지방 중소 은행 연쇄 위기 등 중국 경제의 구조적 리스크로 떠오른 문제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리 국장은 "현재 고위험 금융기관이 집중된 지역에선 모두 구체적인 개혁·리스크 해소 방안이 만들어져 '1성(省) 1대책'이 질서 있게 추진되고 있고, 우리는 은행·보험기관이 부동산·지방정부 부채 리스크에 적극 협조하도록 유도하는 중"이라며 "현재 중국의 금융업, 특히 대형 금융기관 경영은 안정적이며 리스크는 통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우 주석은 "현재 자본시장은 중장기 자금 부족과 구조의 최적화 부족, 선도적 역할 부족 등 문제가 여전히 두드러지고 장기 투자를 위한 제도적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주식형 공모펀드 발전과 상장 기업 투자 가치 향상 등을 대책으로 준비 중이라고 했다.
그는 올해 8월 말 기준 모두 577건의 증권·선물 위법 사건을 단속했고, 특히 중국 부동산 위기의 진원으로 불리는 헝다(恒大·에버그란데)부동산의 채권 사기 발행·연차 보고서 허위 기재 문제를 엄중히 처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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