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회의 때 '하마스 궤멸' 위한 대헤즈볼라 작전 취지 설명
전문가, 궤멸직전 하마스 재건 막으려 헤즈볼라에 무력사용 분석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자국군의 작전 목표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쟁과 헤즈볼라를 분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한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네타냐후 총리가 전날 안보 내각 관계자들에게 레바논 군사작전의 취지를 이같이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내각이 군사 작전 수위를 매일 높이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위험을 인지하고 있고 언제든지 작전을 중단할 준비가 돼 있다며 "그것은 헤즈볼라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란이 주도하는 이른바 '저항의 축'의 일원인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하자 하마스에 대한 연대를 표명하며 이스라엘 북부를 로켓으로 공격해왔다.
이스라엘은 피란 생활을 하는 북부 자국민 약 6만5천명의 귀가, 접경지대의 안전 확보를 이유로 반격과 함께 레바논에 더 큰 군사작전을 경고해왔다.
양측 교전은 최근 헤즈볼라 대원들의 통신수단인 무선 호출기(삐삐) 등 동시다발 폭발, 헤즈볼라 주요 지휘관들 암살을 거치며 저강도에서 고강도로 급전환했다.
안보 전문가들은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이 북부 피란민 문제뿐만 아니라 하마스와도 깊이 연계돼 있다고 본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작전이 하마스 전면 해체라는 가자지구 전쟁의 목표를 이루려는 다음 단계라고 지적했다.
ISW는 전날 보고서에서 이스라엘의 이번 군사 작전은 궤멸 직전에 몰린 하마스의 생존과 재건을 도우려는 헤즈볼라의 의도를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는 그동안 하마스가 내건 조건에 따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휴전한다면 자신들도 이스라엘 북부 공격을 멈출 것이라고 반복해 강조해왔다.
하지만 하마스의 제안에 따른 휴전은 "이들의 재건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이스라엘로서는 '패배'하는 그것이나 다름없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이스라엘에는 헤즈볼라의 요구대로 휴전하면 국지적 도발에도 굴복하는 것으로 비쳐 헤즈볼라를 더 대담하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으로도 관측되고 있다.
ISW는 이는 장기적으로 이스라엘 안보 보장 실패를 의미하며 나스랄라에게 또다시 이스라엘을 상대로 비슷한 작전을 펴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결국 이스라엘의 이번 군사작전은 하마스가 생존하는 기존 반이스라엘 전선을 지키려는 헤즈볼라를 힘으로 압도해 새 안보 질서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의 군사적 압력에 헤즈볼라가 쉽사리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헤즈볼라가 순망치한(脣亡齒寒) 관계로 지목되는 하마스를 계속 지원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기존 경로를 벗어날 정도로 운신 폭이 넓지 않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나스랄라는 '저항의 축' 파트너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게 할 경우, '저항의 축'을 이끄는 단체로서 헤즈볼라의 역내 입지가 심각하게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스라엘은 자국민 귀가를 목표를 내걸지만 헤즈볼라가 로켓 공격을 중단하지 않는 한 달성될 수 없다며 양측의 전면전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관측했다.
hrseo@yna.co.kr
이스라엘 헤즈볼라 융단폭격에 하루새 2천명 사상…"즉시 떠나라" 섬뜩한 경고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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