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외무 "테러 세력에 전달 가능성 우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이집트가 에티오피아와 갈등을 빚는 소말리아에 무기를 공급했다.
지난달 40여년 만의 첫 무기 지원에 이어 두 번째로 양국과 에티오피아 간 마찰을 더욱 부추길 전망이라고 알자지라 방송 등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집트 외무부는 전날 성명에서 "소말리아 군대의 역량 강화를 지원하기 위한 이집트의 군사 장비가 수도 모가디슈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군사 장비의 구체적인 내용에 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으나 대공포를 비롯한 대공 화기가 전달됐다고 익명의 관리를 인용해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집트와 소말리아의 관계는 올해 들어 소말리아와 에티오피아 간 갈등이 커지면서 더욱 공고해지며 결국 지난달 양국의 공동 안보 협정 체결로 이어졌다.
지난 1월 에티오피아가 소말릴란드와 20㎞에 달하는 해안을 50년간 임차해 민항·군항을 건설하는 양해각서를 교환하자 소말릴란드를 자국의 일부로 간주하는 소말리아는 강하게 반발했다.
1993년 에리트레아의 독립으로 홍해의 항구를 잃고 내륙국이 되는 바람에 항구가 절실한 에티오피아가 이 양해각서로 해안을 확보하고 더 나아가 소말릴란드를 독립국으로 인정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양국 간 불화는 더욱 커졌다.
이집트도 에티오피아가 나일강 상류에 건설 중인 대형 댐과 관련해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집트는 이 댐이 가동되면 에티오피아를 거쳐 유입되는 나일강 수량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며 반발하는 입장이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연초 하산 셰흐 마하무드 소말리아 대통령과 기자회견에서 "이집트는 소말리아의 안보를 위협하는 그 누구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한편 에티오피아 외무장관은 소말리아에 지원된 무기가 테러 세력에게 전달될 가능성을 우려했다고 에티오피아 국영 뉴스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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