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년 정점 예측한 IEA 등 다른 기관과 격차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개발도상국들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향후 20년 동안 세계 석유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에너지 관련 기구들의 예측에 비해 너무 낙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OPEC은 24일(현지시간) 발간한 장기 에너지 동향 연례 보고서에서 오는 2050년 석유 수요가 하루 1억2천10만 배럴에 달해 작년의 하루 1억 220만 배럴에 비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수요 증가는 주로 신흥국들에서 나올 것으로 봤다.
비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수요가 하루 2천80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선진국들로 볼 수 있는 OECD 국가의 수요는 10%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OPEC은 "석유 수요가 정점에 도달하려면 아직 멀었다"고 밝혔다.
OPEC은 전 세계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 대체에너지 사용을 늘리겠지만 석유와 가스는 금세기 중반까지 에너지 공급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전체 에너지 사용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3%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석유만 따지면 29.3%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요 증가의 대부분은 석유화학, 도로 운송 및 항공 부문에서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OPEC은 수요 증가를 충족하기 위해 향후 석유 부문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부터 2050년까지 총 17조4천억 달러, 연평균으로는 약 6천400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예상했다.
OPEC은 모든 형태의 에너지 수요가 2050년까지 24%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치를 석유로 환산할 경우 2023년 하루 3억1천만 배럴에서 2050년 하루 3억7천400만 배럴이 된다.
수요는 개발도상국이 주도해 하루 7천350만 배럴의 석유 환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비OECD 국가 수요 증가분의 약 30%가 인도에서 나올 것으로 봤다.
OPEC의 이 같은 증가 예측은 세계 인구와 각국 경제 성장이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데서 기인한다.
현재 80억 명을 조금 넘는 세계 인구는 2050년까지 97억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주로 비OECD 지역의 인구 급증에 힘입은 결과다.
세계 경제 성장률도 2050년까지 연평균 2.9%씩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계산했다. 비OECD 국가는 연평균 3.7%, OECD 국가는 연평균 1.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석탄을 제외한 주요 연료 수요가 2050년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풍력과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재생 에너지가 가장 크게 늘고 천연가스도 많이 증가할 것으로 봤다. 석탄 수요는 규제 강화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OPEC이 일반적으로 석유 수요를 다른 기관보다 낙관적으로 보긴 하지만 이번 전망은 격차가 큰 편이다.
미국을 비롯한 석유 소비국 그룹을 대표하는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오는 2029년에 석유 수요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예상했다.
하루 약 1억600만 배럴에서 더 이상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 것이다.
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코모더티 인사이트는 OPEC과 IEA 사이에서 수요를 예측한다.
오는 2034년에 수요가 하루 1억900만 배럴로 정점을 찍고 이후 점차 줄어 2050년에는 하루 1억 배럴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봤다.
많은 분석가는 장기적으로 석유 시대의 종말이 공급 감소보다는 수요 변화로 인해 올 것이라고 예측한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0년 이상 석유부 장관을 역임한 고 셰이크 아메드 자키 야마니는 지난 2000년에 "석기 시대가 돌이 없어 끝난 것이 아닌 것처럼 석유 시대도 석유 부족 때문에 끝나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언을 남겼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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