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우크라전 회의에선 "원전 공격·무기 추가 수송 안돼"…美 겨냥 해석도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왕이 중국 외교부장 겸임이 유엔(UN) 회의 참석차 방문한 미국 뉴욕에서 독일·프랑스·호주·미국 등 서방 진영 고위급과 유럽연합(EU)의 전기차 '관세 폭탄' 등 무역 분쟁과 국제 문제 현안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25일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24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을 만나 "경제 문제를 정치화하고 관세를 남용하는 것은 어느 한쪽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고 세계의 녹색 전환에도 이롭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베어보크 장관은 "독일도 자유무역과 공평경쟁을 견지해야 하고 개방적이고 투명한 대화·협상을 통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해 국제무역 규칙과 질서를 수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왕 부장은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을 만나서는 "프랑스와 EU가 중국과 함께 보호주의를 막고 무역 분쟁을 적절히 처리하기를 희망한다"고 했으며 바로 장관은 "프랑스와 EU는 중국과 무역 전쟁을 하기를 원치 않는다"고 답했다.
EU는 과잉 보조금을 받은 저가 중국산 전기차가 유럽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며 기존 일반 관세 10%에 최대 36.3%포인트의 확정적 상계관세를 5년간 부과하기로 했다. 회원국 투표 가결 시 내달 30일께부터 시행된다. 관세 확정을 막으려는 중국은 EU 회원국들을 개별 접촉하며 '우군' 확보에 힘 쏟고 있다.
왕 부장은 같은 날 호주·미국 등 중국 견제에 참여하고 있는 서방권 인사들도 접촉했다.
그는 페니 웡 호주 외무장관과 회담에서 "양국은 양자 교류 안에 존재하는 문제를 잘 파악해야 하고, 이견이 중국-호주 관계를 정의하게 해선 안 된다"며 "부정적 정보가 호혜·협력의 주류를 대체하게 하거나 부정적 사고방식이 양국 관계 개선·발전을 방해하게 해선 안 된다"고 했다.
아울러 왕 부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측근이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차기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국무장관 후보로도 거명되는 크리스 쿤스 미 상원의원도 만나 양국 관계와 공동 관심사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그는 중국과 친밀한 관계를 다져온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에게는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 등 지역 국가들과 관계를 개선하고 단결·협력을 통해 지역 안보 문제 해결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했다.
한편, 왕 부장은 이날 유엔 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우크라이나 문제 고위급 회의에 참석, "급선무는 '전장의 외부 확산·전투 확대·상호 자극 방지' 원칙을 지키는 것"이라면서 "특히 대량살상무기를 써선 안 되고 원자력발전소 등 평화적 핵시설을 공격해선 안 되며, 민간인과 민간 시설을 공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그는 "전장에 무기가 많이 수송될수록 휴전 목표는 실현하기 어려워진다"거나 "어떤 당사국도 위기를 구실로 불법 일방 제재로 정상적 경제·무역을 탄압하는 제재를 남용해서는 안 되고 기회를 틈타 세계를 분열시키고 폐쇄·배타적 각종 집단을 만들어서는 더욱 안 된다"는 등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언급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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