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부동산신탁사 신탁계정대 6조원 넘어"

입력 2024-09-25 15:07  

한신평 "부동산신탁사 신탁계정대 6조원 넘어"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에 더 불어날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곽윤아 기자 =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계속되자 부동산신탁사 14곳의 신탁계정대가 6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신용평가(한신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부동산신탁사 14곳의 신탁계정대는 6조604억원으로 집계됐다.
여윤기 한신평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부동산 경기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2022년 이후 약 3배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신탁계정대는 신탁사가 사업비를 조달하기 위해 고유계정에서 신탁계정으로 대여한 금액이다. 부도 등으로 시공사가 준공 기한을 지키기 어려운 경우 신탁사는 신탁계정대를 투입해 사업비를 조달한다.
추후 이를 회수하지 못하면 신탁사의 손실로 인식돼, 부동산신탁사의 부동산금융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를 가늠하는 지표로 쓰인다.
신탁계정대는 차입형 개발신탁, 책임준공확약형(책준형) 개발신탁 모두에서 증가했다.
최근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책준형 탓에 부동산신탁사의 신용 부담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책준형은 신탁사가 대주단에 일정 기한 내 준공을 보장하는 상품으로, 시공사가 부도 등의 이유로 준공하지 못하면 신탁사가 최종 책임을 져야 해 대손충당금 부담도 크다.
부동산 상승기 신탁사들은 리스크가 큰 만큼 수수료율이 높은 책준형 사업을 경쟁적으로 수주해왔다.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한국신용평가는 자사가 등급을 책정하는 부동산신탁사 8개사의 신탁계정대는 지난 6월 말 4조원에서 1년 뒤 약 4조7천억원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대손충당금은 1조1천억원에서 1조2천8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여 연구원은 "업계 전반적으로 보면 추후 재무 부담은 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신탁사별로 영향은 차별화해서 나타날 수 있다"며 "특히 책준형 사업장이 다수 존재하거나 자기자본 대비 수주 규모가 큰 신탁사의 경우 부담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어 자본력 강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o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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