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A, '전기차 화재 예방과 수요 확대 전략' 주제로 포럼 열어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인천 메르세데스-벤츠 화재로 전기차에 대한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전기차 화재 원인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을 심화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KAIA)는 25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전기차 화재 예방과 수요 확대 전략'을 주제로 '제37회 자동차모빌리티산업발전포럼'을 열었다.
KAIA는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한국자동차연구원, 현대기아협력회, 한국GM협신회, KG모빌리티협동회 등 11개 자동차 관련 단체로 구성된 연합체다.
강남훈 KAIA 회장은 인사말에서 "인천 전기차 화재로 국민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과학적 근거 없이 불안을 키우는 일이 이어져 전기차 캐즘이 심화하고 있다"며 포럼 개최 취지를 밝혔다.
주제 발표자로 나선 한국진 전기차사용자협회 이사는 지난 8월 벤츠 전기차 화재 이후 진행한 소비자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전기차 보유자와 비보유자간 화재 사고 원인과 책임에 대한 인식이 큰 차이가 났다고 밝혔다.
한 이사는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화재에 더 위험하다고 인식한 비율이 전체 응답자의 60.6%였는데 이 중 89.1%가 전기차 비보유자"라며 "전기차 보유자는 이번 사고가 커진 원인을 소방 방재 시설의 미작동으로 봤지만, 비보유자는 지리적 특성, 배터리 결함 등을 지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차 화재 대응 방안으로는 배터리 안전성 강화와 전기차 제조사에 대한 규제, 화재 대응 기술 개발 등이 나왔다"며 "특히 전기차 보유자는 배터리와 배터리관리시스템(BMS)에 대한 알림 기능 확대와 미확인 시 관계기관에 통보가 필요하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나용운 소방연구원 박사는 '전기차 화재 예방 기술 적용 현황' 발표에서 "2022년 차량 1만대당 화재 발생비율을 비교해보니 전기차는 1.12인 반면 내연기관차는 1.84였다'며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화재 발생 가능성이 크다는 통계적 증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기차 화재가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선 스프링클러 작동 점검과 설치 확대가 중요하다"며 "전기차 화재는 초기 진압이 중요하기 때문에 인공지능(AI) 기반 열화상 감지 카메라 기술, 전기차 배터리 이상징후를 통보해 주는 BMS 고도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권소담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자동차 화재 발생 시 소유자 책임 관련 판례' 발표에서 "화재 시 차량 소유자의 책임은 사회 통념상 인정되는 방호조치 의무 이행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며 "전기차 소유자가 평소에 차량 점검, 정비 등 통상적 관리의무를 이행했다며 화재 배상 책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권오찬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책임위원은 인천 화재가 전기차 수요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며 "이에 더해 축소되는 보조금, 충전요금 할인 혜택 중단 등이 수요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와 같은 시장 침체가 지속될 경우 우리나라 미래차 전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전기차 보조금 확대와 충전요금 할인 부활을,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차 자동차세 증액 유예와 공동주택 내 전기차 지정 주차제 도입을 대책으로 제안했다.
한편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와 한국자동차환경협회는 이날 포럼에 앞서 국내 전기차 보급 활성화를 위한 공동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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